사회
방콕행 北고려항공, 탑승자 0명…대북제재 때문?
입력 2016-04-29 19:16 
북한 고려항공의 방콕노선 여객기가 지난 27일 중국에서 단 한 명의 승객도 태우지 못한 채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고려항공의 27일 중국(선양)-태국(방콕) 노선 운항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관측과 이런 현상이 유엔 안보리 결의(2270호)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하겠다는 중국 측의 의지가 우회적으로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됩니다.

29일 태국 항공·관광업계의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선양을 거쳐 지난 27일 새벽 방콕에 도착한 평양발 고려항공 JS253편에는 단 한 명의 승객도 탑승하지 않았습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려항공의 방콕노선 여객기가 중국 선양에서 한 명의 승객도 태우지 못한 채 방콕에 왔다. 조종사와 승무원들만 탑승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27일 운항을 '마지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는 이어 "선양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가는 JS254편은 거의 만석이었다. 사전에 예약한 손님들이라서 예정대로 탑승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면서 "통상 고려항공 여객기는 선양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우고 방콕에 오는데 만석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승객이 한 명도 탑승하지 않았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고려항공 선양-방콕 노선 승객 모집책이 최근 승객 모집 업무를 그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모집책의 이 같은 의사표시가 수익성 문제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안보리 결의의 전면적 이행을 공언한 중국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이 중국에서 다른 모집책을 구해 선양-방콕 노선을 계속 운항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선양-방콕 노선 다음 운항일인 5월 3~4일께 고려항공이 여객기를 띄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3일 고려항공이 선양-방콕 노선의 운항을 이달 중으로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27일 운항이 마지막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고려항공의 운항 여부와 관련한 태국 정부의 태도도 주목됩니다.

태국 정부는 지난 19일 각료회의에서 안보리 결의(2270호)를 승인하고 각 부처와 산하단체에 새로운 대북제재를 숙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당시 정부 대변인은 북한에 투자한 개인 회사는 물론, 북한이 운영하는 항공기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실제 대북제재 차원에서 고려항공의 취항 금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정부는 수개월마다 고려항공의 선양-방콕 노선 취항 허가를 갱신해왔으며, 기존 취항허가는 오는 8월 말이 만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려항공은 지난 1월부터 176명을 태울 수 있는 러시아산 TU 204-100기종을 투입해 주 1회 방콕노선을 운행해왔습니다. 승객은 주로 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과 북한을 오가는 태국 사업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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