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면세점 전쟁 3라운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패자부활전에 나서는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면세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느냐 여부다. 두 면세점이 지난해 특허 재승인에 실패하자 멀쩡한 면세점이 ‘5년 시한제 특허로 문을 닫게 됐다는 비판을 받으며 거센 후폭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29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워커힐면세점은 오는 5월 16일까지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6월 30일까지 영업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신규 특허를 획득하게 되면 사실상 다시 면세점 문을 열수 있게 된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두 면세점이 신규 특허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특별한 하자가 없는 두 업체의 특허권을 재승인하지않아 수천억원대 매출과 수천명의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만든 상황에 대한 결자해지 차원에서 신규특허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112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3위 면세점이다. 특히 올해 12월 롯데월드타워가 개장하면 대한민국 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문을 닫게 되면 3000여명 근로자의 고용불안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도 부활 가능성이 높다. 23년 역사를 가진 서울 동부권 유일 면세점인 워커힐면세점은 쇼, 카지노, 캠핑 등 다른 시내면세점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높다.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이 신규 특허를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남은 숙제는 있다.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느냐다. 정부는 이달 신규 면세점 특허 부여를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특허 공고 시점과 향후 절차가 앞으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규정상으로 신규 사업자 선정은 공고 4개월, 특허심사 68일 등 최장 6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이를 단축할 경우 2개월 안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롯데와 SK 측은 특허권 부여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시 문을 여는 시점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 월드타워점의 경우 한달을 문닫게 되면 600억원의 매출이 허공으로 사라지게 된다. 월드타워점은 롯데월드타워 쇼핑몰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월드타워몰 자체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또한 호텔롯데의 캐쉬카우인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상장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워커힐면세점 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존 면세점 공간의 확장공사가 이미 90% 가까이 진행된 상태에서 다른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절차가 최대한 빨리 진행돼 8월달에 문을 열 수 있다고 해도 약 3개월간 면세점 문을 닫아놔야 하는 상황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문을 오랫동안 닫으면 명품 브랜드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높다”며 결국 속도가 롯데와 SK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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