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진해운 '자율협약' 논의 전 난관 부딪혀…채권단 긴급회의 소집
입력 2016-04-29 10:41 
한진해운/사진=연합뉴스
한진해운 '자율협약' 논의 전 난관 부딪혀…채권단 긴급회의 소집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도 전에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농협,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한진해운의 6개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오전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긴급회의를 엽니다.

회의의 안건은 신용보증기금의 협약채권기관 탈퇴와 관련한 조치입니다.

신보는 지난달 시작된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에는 참가했으나, 지난 25일 신청한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에서는 빠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보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약 4천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비협약채권으로 분류해 달라는 것입니다.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현대상선과 동일한 구조로 진행되므로, 신보가 협약에서 빠지면 향후 진행될 사채권자의 채무 재조정에 참가하게 됩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협약에서 빠지고 사채권자로 분류되면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신보가 탈퇴하려는 이유를 추정했습니다.

신보가 자율협약에서 빠지면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더 험난해집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5조6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7천억원 수준입니다.

현대상선의 총 차입금(4조8천억원)이나 협약채권(1조2천억원)보다 나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신보가 협약에 합류하면 1조원을 넘기므로 현대상선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었으나, 신보가 탈퇴하면 채권단의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됩니다.

채권단 내부의 반발도 문제입니다.

신보가 빠지게 되면 그만큼 부담이 커질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이 자율협약에 쉽게 동의할지도 불투명해집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부담을 조금 덜겠다고 혼자 빠지겠다는 것인데, 얼마나 치졸한 행동이냐"고 반응했습니다.

더구나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으나, 용선료 재협상 계획과 운영자금 마련 방안 등 자구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자료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은 보완 자료를 아직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최은영 전 회장의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겹쳐 있어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실타래가 더욱 어렵게 엉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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