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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과제…‘연투X’ 정우람 없이도 이기기
입력 2016-04-28 10:36 
한화의 4승, 그 마지막을 지킨 건 정우람이었다. 그러나 정우람은 연투를 할 수 없다. 갈 길 바쁜 한화로선 정우람 카드 없이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정우람(한화)은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서 시즌 3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화가 첫 승을 올렸던 지난 5일 대전 넥센전(세이브 조건 미충족)에도 마지막 투수는 정우람이었다. 그는 한화의 4승을 모두 지켰다.
정우람은 듬직한 한화의 마무리투수다. 그가 블론세이브를 한 건 지난 19일 사직 롯데전이 유일했다. 야수의 실책에 울었던 그 경기. 하지만 한화도 정우람을 두고 고민이 없지 않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팀 사정상 호출할 기회가 없기도 하지만, 자주 호출하기도 쉽지 않다.
정우람은 지난 26일 경기에서 2이닝을 책임졌다. 아웃카운트 6개 중 5개가 탈삼진이었다. 그러나 피안타도 3개였다. 정우람의 자책점은 없으나 팀은 2실점을 했다. 선행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결과적으로 팀의 승리를 지켰지만, 과정은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 했다.
무엇보다 38개의 공을 던졌다. 시즌 최다 투구수(종전 기록 19일 롯데전 36구)였다. 투구수가 많았던 데에는 KIA 타자들이 끈질기기도 했으나 정우람의 제구도 좋지 않았다. 정우람은 스트라이크 24개로 비율이 63.2%였다. 김성근 감독은 볼의 개수가 많았다”라고 지적했다.
정우람의 시즌 최다 이닝 소화는 지난 1일 잠실 LG전의 3이닝(27구). 그러나 김 감독은 26일 경기가 연장으로 갔을 경우, 박정진과 교체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우람의 제구도 있지만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정우람의 연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안 쓰는 게 아니라 안 된다고. 김 감독은 여러 차례 의견을 피력했고, 지난 27일 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우람은 올해 8경기에 나갔으나 연속 출전한 적인 한 번도 없다. 이틀 간격(19일-21일-23일)으로 등판한 게 가장 촘촘한 일정이었다.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으러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정우람은 연투가 안 되는 투수가 아니다. 지난해에도 연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30대에 접어들면서 연투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더욱이 올해 1이닝 이하 피칭도 극히 드물다. 동점 혹은 리드 시 8회 투입된 경우가 6번이었다. 이 중 1이닝 이하로 맡은 건 5일 넥센전 만이다.
정우람은 27일 현재 11⅔이닝 동안 168개의 공을 던졌다. 공식 기록이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의 개수는 빠졌다. 만약 27일 경기가 열렸을 경우, 정우람 카드를 쓰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비장의 필승카드를 띄엄띄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건 한화의 과제다. 그러나 정우람 없이도 이길 수 있어야 하는 게 한화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길 확률이 생긴 경기에 빠짐없이 정우람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그 경우가 많지 않았다. 반복된다면 어떻게 할까. 앞으로 그런 상황이 자주 나와야 하는 게 한화의 현주소다.
한화는 27일 현재 4승 16패를 기록하고 있다. 승패 차감 ‘-12다. 2할 승률을 5할 승률로 끌어올리려면, 꽤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12번의 위닝시리즈를 연속으로 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한화는 올해 위닝시리즈가 1번도 없다(26일~28일 KIA전이 마이너스가 아닐 유일한 시리즈다).
김 감독도 ‘-12를 커버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계산상으로 금세 할 수 있어 보여도 그렇게 안 된다. 시즌 끝까지 가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5할 승률은 한화의 현실적인 목표다. 그렇기 위해 꽤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한다.
매번 그럴 수 없기에, 주 6경기 중 4경기 이상을 이겨야 할 때가 있다. 한화는 그 때가 많아야 한다. 그 순간에도 정우람의 연투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당장 이번주부터 그렇다.
뒷문을 평균자책점 1.54의 정우람이 지켜주니 든든하나, 늘 지켜줄 수는 없다. 때로는 타선이 폭발하기도 해야 하며, 때로는 다른 투수들이 버텨줘야 한다. 엇박자가 난 투-타도 다시 끼워맞춰야 한다. 지난 4번의 승리에 정우람 의존도는 매우 컸다. 하지만 그 의존도를 낮추고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한화가 원하는 페이스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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