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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대결 속 ‘알찬’ 수확: 허준혁-박세혁
입력 2016-04-28 06:01 
두산 투수 허준혁(왼쪽)과 포수 박세혁(오른쪽)의 활약상이 빛난 지난 2경기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1위와 2위의 대결은 보이는 숫자만큼이나 치열했다. 이틀 연속 끝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명품대결이 이어진 상황. 두산과 SK는 그렇게 펀치를 한 방씩 번갈아 날렸다. 특히 두산은 5연승이 좌절됐지만 ‘5선발 허준혁(26)과 ‘백업 포수 박세혁(26)의 활약이라는 알찬 수확을 거뒀다. 이는 향후 두산의 행보를 더 탄탄하게 해줄 요소다.
툭 하면 연승을 달리는 두산을 상대로 가장 강력한 대항마였다. SK 마운드는 지난 2경기 동안 5실점으로 팀 타율 2위의 두산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이에 두산 마운드도 무시할 수 없는 높이를 자랑했다. 2경기 모두 9회까지 좀처럼 승부의 추는 기울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단하기 힘들었다.
두산은 승패를 떠나 얻은 것이 많았다. 먼저 박세혁이 이틀 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평소 주전 포수 양의지에 가려 정기적인 출전이 어려웠던 상황. 박세혁은 0-1로 뒤진 6회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박세혁의 아버지이자 팀 타격코치인 박철우 코치는 대타로 나서는 아들에게 자신 있게 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 장면이 나왔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 본 박세혁은 2구째 변화구를 정확히 노려 쳤다. 결과는 우익선상 2타점 적시 2루타. 이날 답답했던 두산 타선의 체증을 확 뚫어준 한 방이었다. 본인의 표현으로 다소 얼떨떨했던 결승타였지만 수훈 선수로 선정되는 짜릿한 하루였다.
박세혁은 영웅이 된 다음날 기회를 다시 부여 받았다. 이번에는 방망이뿐만 아니라 미트도 껴야 했다. 양의지에게 휴식이 주어지면서 선발 포수로 경기에 나선 것. 무엇보다 ‘5선발로서 올 시즌 첫 등판에 오르는 허준혁과 호흡을 맞췄다. 몇 없는 두산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5선발 자리의 해답을 엿볼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허준혁이 가능성을 남겼다. 비록 승부의 결과는 팀의 패배였지만 허준혁의 호투는 위안거리였다. 노경은이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된 이후 팀의 첫 5선발 출격이었다. 허준혁은 이날 SK 타선을 상대로 6이닝 4피안타(1홈런) 6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첫 패를 떠안았지만 6회까지 버틴 허준혁의 호투는 빛났다.
허준혁은 지난 시즌 중반 혜성 같이 나타나 당시 부상 중이었던 더스틴 니퍼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날카로운 제구력과 맞춰 잡는 운영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허가너라는 별명이 붙여질 정도로 기대감을 컸다. 하지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흔들리면서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준비한 올 시즌 초에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SK와의 명품대결 속에서 연승 행진이 끊겼다. 하지만 박세혁과 허준혁의 활약상은 시즌을 길게 바라봤을 때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전날 쉼표를 찍은 두산은 유희관을 내세워 다시 연승 가도를 노린다. 원조 화수분인 두산에서 또 다른 ‘알찬 수확이 나올지도 큰 관심사다.
[forevertos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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