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진해운 사재출연없는 자율협약 신청…채권단 반려할듯
입력 2016-04-25 17:11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서 둘째)이 25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회의실에서 해운동맹 재편 관련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해운경기 악화로 경영난에 빠진 한진해운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재 출연이 없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신청서를 25일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하지만 산은 등 채권단은 한진해운 측이 조 회장 사재출연은 물론 자율협약 개시에 필수적인 한진해운 운영자금 부족분 조달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신청서를 반려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25일 오후 4시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자율협약 신청서를 전달했다. 신청서에는 조 회장의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각서가 포함됐다. 당초 채권단에서 요구했던 대주주 사재출연과 운영자금 부족분 확보 방안은 담겨있지 않았다.
한진그룹이 올해 상반기 기준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운영자금 확보방안을 끝내 마련하지 못할 경우 자율협약은 무산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청서를 받기 직전 산은은 채권단 실무진 회의를 열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수협 등 채권단에 이같은 한진해운 상황을 설명했다. 회의에서 국민은행 등 다른 채권은행도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자구계획 없이는 추가 자금지원은 물론이고 기존 채권의 만기 연장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오는 6월말 1700억원 규모 은행빚 만기가 예정돼 있다. 채권단은 6월말 기준 한진해운의 운영자금이 5000억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한진해운 부채는 총 6조640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금융권 부채는 7464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사채(1조4832억원)과 상거래 채무 등 기타 부채(4조4106억원)로 구성됐다.
한편 취약 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는 조선업종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업종 보고서를 다음달 중 작성해 8월 최종본을 낼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5월 중 컨설팅 업체를 선정해 조선업종 공급과잉 관련 보고서 작성을 의뢰할 계획”이라며 8월께 보고서가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조선업종 경쟁력 수준을 진단하고 공급과잉 여부를 분석한 내용이 담긴다. 이를 바탕으로 개별 기업이 주주, 채권단 등과 협의해 설비를 감축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부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를 적용해 민간이 주도가 돼 구조조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은 정해진 법적인 절차에 따라 추진하는 것”이라며 직접적으로는 채권단과 기업의 조치와 노력이 우선돼야 하고, 정부는 구조조정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김정환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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