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도심에서…매일 밤 화장실로 변하는 가로수
입력 2016-04-21 19:40  | 수정 2016-04-21 20:45
【 앵커멘트 】
서울 중심가의 한 도로를 가면 화장실 냄새가 진동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포장마차 거리인데요.
밤마다 멀쩡한 가로수에 천막을 쳐놓고 볼일을 보고 있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중심가인 종로의 한 거리.

퇴근시간이 가까워지자 거리에 노점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도로한켠이 금세 '포장마차 촌'으로 변했습니다.

누군가 포장마차 사이 사이 가로수에도 천막을 치기 시작합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커다란 플라스틱 통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취객들이 도로변에서 볼 일을 보도록 포장마차 상인들이 '간이화장실'을 만든 겁니다.

가림막만 쳐놨을뿐, 사실상 도심 한복판에서 이뤄지는 노상방뇨입니다.

▶ 인터뷰 : 김홍겸 / 서울 종로구
- "지저분하고 냄새 나고, 더럽고 기분이 안 좋고 그래요."

그렇다고 화장실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제 뒤로 보이는 100m 거리에 간이화장실이 3개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멀지 않은 거리에 공용화장실도 멀쩡히 운영중입니다."

포장마차 주인들은 손님들을 탓합니다.

▶ 인터뷰 : 포장마차 상인
- "이런 거 안 해놓으면 아무 데나 막 일을 보죠, 길에다가."

담당 구청은 노점상 단속 유보지역이라며 단속도 못하고 그렇다고 정비도 하지 못 하고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종로구청 관계자
- "(화장실 같은) 그런 시설을 다 해주면 노점을 양성하는 꼴이 되는 부분이거든요. 불법인데 편의시설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서울 도심 한복판의 멀쩡한 가로수가 매일 밤 공공 화장실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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