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태블릿PC 뱅킹시대…`1인 1지점` 국민銀의 파격
입력 2016-04-21 17:31  | 수정 2016-04-22 17:30
# 지난달 직장인 A씨는 10년 전 가입한 퇴직연금 수익률과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해 상담받기 위해 은행에 들렀지만 발길을 돌렸다. 충분한 상담이 필요했지만 평일 점심시간에 30분 이상 은행을 방문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태블릿PC 서비스 전용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직장에서도 퇴직연금 수익률과 포트폴리오 등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해진다.
KB국민은행이 오는 26일 태블릿PC를 활용한 예금·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선보인다. 점포 외부에서 현장 영업이 가능하도록 태블릿PC로만 거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태블릿PC 금융서비스는 SC제일은행이 201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진화하면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핀테크 바람이 불면서 은행 점포가 사라지는 뱅크리스 시대를 더욱 촉진시킬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지난해부터 8개월간 80여 명을 투입해 개발한 '태블릿 브랜치'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여러 시중은행이 도입한 태블릿 브랜치 서비스지만 사실상 모든 은행 업무를 태블릿PC에 담은 것은 국민은행이 최초다. 기존 태블릿PC에서 가능했던 업무는 △입출금예금과 정기예·적금 △체크·신용카드 가입 △신용·담보대출 등이 주였다. 이 밖에 국민은행은 태블릿PC에 외환이나 자산관리 업무 등을 담기로 했다.
또 국민은행 태블릿 브랜치는 전 업무를 전자서식화해 은행원이 현장에서 태블릿PC로 업무를 완결짓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태블릿 브랜치는 상담과 전자신청서 작성은 태블릿PC로 하고, 은행원이 영업점으로 돌아가서 계정 처리를 한 것과 비교된다. 물론 은행이 태블릿PC를 갖고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 소위 '파출영업'에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영업은 '방문판매법'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파출영업 시 고객을 현혹시켜 투자상품을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태블릿PC로 이뤄진 거래에 대한 해약 가능 기간으로 15일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관례적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과 같은 신탁 업무나 펀드 가입 업무는 태블릿PC 업무에서 제외해왔다.
이 밖에 시중은행들이 태블릿PC에 진일보한 핀테크 서비스를 앞다퉈 담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2월 태블릿PC에 '체크카드 발급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담았다. 태블릿PC에 IC카드 발급기를 장착해 장소 제약 없이 즉시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또 KEB하나은행은 3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사이버 PB'를 태블릿PC에 담았다.
이에 앞서 SC제일은행이 2014년 7월 태블릿PC로 '찾아가는 뱅킹 서비스'라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고객은 찾아가는 뱅킹서비스 전용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SC제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예약하면 된다.
SC제일은행 뱅크숍은 직원 2~3명이 상주하며 태블릿PC를 활용해 현금 출납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점포로, SC제일은행은 전국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뱅크숍 6곳, 뱅크데스크 60곳을 운영하고 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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