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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누구아빠도, 왕년의 누구도 아닌 그냥 `바이브`
입력 2016-04-21 16:58  | 수정 2016-04-21 17:1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바이브(류재현, 윤민수)가 돌아왔다. 놀랍게도 좀 더 ‘바이브스럽게.
2년 2개월 만에 내놓은 일곱 번째 정규 앨범은 2000년대 중후반을 수놓았던 바이브 감성의 초심 회복과 더불어 젊은 세대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21일 오후 서울 청담동 플레이스 제이에서 진행된 정규 7집 ‘리피트(Repeat)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윤민수는 바이브가 많이 잊혀졌으니까 어린 친구들에게 어떻게 친숙하게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잊혀졌다라. 여전히 내놓는 앨범, 음원마다 음원 차트 최상위권을 호령하는 이들이 하기엔 얄미울 정도로 겸손한 표현이 아닐까.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이 가진 욕심은 한 시절을 풍미했던 뮤지션이라면 누구라도 가질법한 솔직한 마음이다.

현 20대 중에 우리를 아는 분들도 계시지만 우리 둘이 20대 때 느껴지던 분위기는 많이 없어졌죠. 이를테면 ‘바이브 아저씨 아니야? ‘윤후 아빠 아니야? ‘윤후 아빠 발라드 부르네?. 이런 이미지가 싫어졌다는 게 아니에요.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보고 우리가 표현했던 ‘감성이 잊혀진 게 아닐까... 그래서 좀 젊은 감성으로 가자는 의미로 시도한 변화죠.”(류재현)
잊혀졌다기보다는, 자연스러운 건데 그게 싫은 거죠. 동시대를 사는 가수이고 싶고, 옛날 누구누구라는 표현이 싫어요.”(윤민수)
방법론적으론 주요 음원 소비층인 1020 세대에게 익숙한 피처링, 콜라보레이션 등의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바이브가 추구해오던 정규 앨범 발매 방식은 이번에도 고수했고, 바이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유니크한 감성은 보다 강화했다.
도돌이표를 뜻하는 앨범명 ‘리피트는 바이브의 감성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그 감성 그대로 돌아왔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앨범명이 ‘리피트고,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음악도 음악인지만 보컬 면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예전 바이브를 좋아해주셨던 느낌이 과연 뭘까를 고민했죠.”(윤민수)
그가 찾은 해법은 4집 이후 다소 강해졌던 힘을 빼고, 내려놓는 일이었다. 그는 그 땐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노래도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사운드적으로도, 보컬적으로도 내려놨다”고 말을 이었다.
‘사진을 보다가 때 같은 느낌을 찾고 싶었어요. ‘그래 그 때 이런 감성이었지, 사람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좋아했었어 하는 느낌을 많이 떠올렸죠. 이번 작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것 같아요. 내려놓는 걸 배웠다는 게 개인적으로 성장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윤민수)
류재현 역시 그 땐 머리 쓰면서 하지 않았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를 쓰게 되는 것 같더라. 감성과 머리를 함께 쓰게 되니 음악도 좀 답답해지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게 만들어진 면이 있는 것 같다”며 대중이 제일 좋아했을 때 그 때 우리 어떻게 했지? 생각하며 찾은 답이 감성이었다”고 말했다.
편안함을 무기로 한 이번 앨범은 윤민수, 류재현 보컬의 곡이 주를 이루지만 이례적으로 타 가수의 피처링 참여도가 높은 앨범이다.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1년 365일은 거미, ‘열정페이는 정용화, ‘썸타는 첸, ‘별다방은 김숙, ‘I Vow는 신용재 임세준 그리고 세계적인 아티스트 알 켈리가 참여했다.
이들은 피처링 곡에 우리 목소리가 아예 안 들어간 것도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앞으로 음악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는 앨범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도 궁극적으로 ‘바이브 감성으로 귀결됐다.
작업 과정에선 바이브를 바라보는 대중의 최근 시선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답은 이 시대 대중과 호흡하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바이브를 기억하는 음악이 분명 있는데, 그게 올드하고 지루한 느낌이 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 점이 고민이 됐는데, 누구의 손에 이끌려 온 게 아닌 단지 우리 음악이 좋아 공연장을 찾아준 어린 친구들을 보며 힘을 얻게 됐죠.”(윤민수)
이날 0시 공개된 ‘1년 365일은 발매 직후 엠넷, 올레뮤직, 소리바다 등 3개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으며 멜론 등 다수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순항하고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얻고 싶은 반응은 비단 차트에서의 응답뿐인 건 아니다.
이번 7집 앨범을 듣고 2004년, 2006년의 향수를 느꼈으면 좋겠어요.”(윤민수)
순위보다는 ‘바이브 달라졌구나, 열심히 시도했구나 그런 피드백을 받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다음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류재현)

psyon@mk.co.kr/사진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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