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다운, 코스닥 상장 초읽기…"오리 버릴 게 없다"
입력 2016-04-21 16:55 
정다운이 현재 판매하고 있는 오리고기 상품들

오리 전문기업인 정다운이 코스닥에 입성한다. 오는 6월 스팩(SPAC) 합병 상장을 앞둔 정다운은 버려지는 오리 코와 발에서 콜라겐을 추출하는 신사업에도 뛰어든다는 독특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선철 정다운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성장동력 준비 차원에서 신소재사업과 우모 2차 가공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콜라겐 추출 사업은 신사업에서 40%의 비중을 차지할 것이며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리에서 추출한 콜라겐은 화장품 원료, 뼈·관절 의약품 소재, 기타 식품원료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콜라겐 원료는 대부분 돼지에게서 추출되며 오리를 이용한 업체는 없다. 정다운은 지난 2014년 ‘오리를 이용한 고농도 콜라겐 추출물의 제조 방법이라는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 오리고기에서 항산화 효과가 있는 펩타이드를 추출해 사료첨가제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우모 2차 가공사업은 대만 모 기업이 개발 중인 자동화 기기 수율이 80~90%까지 도달하면 도입해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정다운은 현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엘아이지기업인수목적2호와 합병을 통한 코스닥 스팩 합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1년 이상된 코넥스 상장사가 코스닥 이전 상장 시 주어지는 ‘패스트트랙 수혜 대상은 아니다. 이번 스팩 합병 상장 건은 정다운이 코넥스에 상장한 지난해 7월 LIG 측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합병주관사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7월에 패스트트랙 신청이 가능하더라도 당해연도 감사보고서를 첨부해야 하기에 실제 2017년 6월에야 상장이 가능했던 상황”이라며 정다운 코넥스 상장 초기 코스닥 스팩 합병 상장을 통해 1년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제안했고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다운 관계자도 코스닥 상장을 위해 코넥스 시장에 진입했었는데 이전 상장을 1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다”며 식품기업이라는 점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에 대한 갈증이 커 스팩 합병 상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다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8% 늘어난 582억5000만원, 영업이익은 12.7% 증가한 51억1000만원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간 실적이 쪼그라들었지만 지난해 다시 반등을 시작했다.
정다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12년 오리 시장에 많은 업체가 뛰어들어 2013년 경쟁심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일어나면서 실적이 일부 줄었다”며 2014년에는 사상 최대의 조류독감(AI)이 발생해 오리가격이 폭등, 실적이 악화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AI로 오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이후 전남 나주에 밀집돼 있던 사육농장을 충청, 경기 북부 등으로 넓게 퍼뜨려 리스크를 줄였다”고 부연했다.
회사는 기존 사업 중에서는 신선육, 우모보다 가공육에 무게를 둘 계획이다. 가공육의 가격이 오리 수요·공급량에 비탄력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적이 줄어든 시기에도 가공육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증가세를 보였다. 2012년 11억6000만원에서 2014년 18억2000만원으로 2년새 56.8% 늘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 삼계탕 수요가 늘고 있어 오리 가공육 수출과 관련해 정부와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실적이 회복세를 보여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다만 이전 상장 이후에 정다운의 유통 주식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다운의 지분을 지주사인 이지바이오가 참여하고 있는 이앤농업투자조합 1호가 100%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팩과 합병해도 유통되는 주식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가 이를 늘리기 위해 지분 10%를 10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매도했지만 당분간은 시장에 나오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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