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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의 영화시장]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MCU 흥행법칙 모두 갖췄다
입력 2016-04-21 14:34  | 수정 2016-04-21 14:41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박스오피스 관전 포인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 연재 기고 =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9)]
2015년 4월 25일 토요일. 전국 영화관에서 계획하지 않은 플래시몹이 벌어졌다. 영화관들은 스크린 1843개, 좌석 181만 3385석에서 1만 18회를 상영했다. 관객은 좌석의 64%를 채웠다. 이 날 상영한 전체 76편의 기록이 아니다. 단 한 편이 그랬다. 이날 영화관객 10명 중 9명이 141분 동안 같은 영화를 본 것이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1년이 지난 2016년 4월 27일 수요일,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가 개봉한다. 어벤져스 타이틀이 아닌데도 멤버들이 모인다. 그리고 팀 아이언맨 vs. 팀 캡틴, 어벤져스가 분열”한다. 영화 이야기는 여기까지. 어차피 볼 텐데들. 대신 박스오피스 이야기. 캡틴 아메리카가 주도하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가 아이언맨이 이끈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흥행기록을 깰 수 있을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이하 MCU) 영화 12편의 한국 흥행 상황을 정리했다. MCU는 마블 스튜디오가 판권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공유하는 프로젝트 성격의 세계관이다. 예컨대 마블 코믹스 캐릭터 <엑스맨> 시리즈와 <데드풀>은 이십세기폭스에게 판권이 있어서 MCU에 속하지 않는다. ABC 방송사의 <에이전트 오브 쉴드>. <에이전트 카터>, 넷플렉스의 <데어 데블>, <제시카 존스> 등은 TV용 콘텐츠지만 MCU에 속한다.

■ MCU 한국 흥행성적, 전 세계 3위
지금까지 MCU 12편은 <아이언맨>(2008), <인크레더블 헐크>(2008), <아이언맨2>(2010), <토르 : 천둥의 신>(2011), <퍼스트 어벤져>(2011), <어벤져스>(2012), <아이언맨3>(2013), <토르 : 다크 월드>(2013),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201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웉트론>(2015), <앤트맨>(2015) 순으로 개봉했다. (이하 부제 대신 숫자표기.)
MCU 12편의 상영조건을 평균 내면, 1편이 55일 동안 194석 규모의 330개 상영관에서 매일 4.6회씩 총 1520회가 상영됐다. 그런 상영조건에서 MCU 12편의 누적 관객은 4964만 명. 대한민국 인구 5156만 여명(2016.03 행정자치부 기준)의 96% 규모다. 총인구 중 실질적인 영화관객을 2361만 여명으로 추정하면, 모든 영화관객은 MCU 영화를 2편 이상 관람한 셈이다(영진위 ‘2015년 영화소비자조사 보고서 연간 평균 관람횟수 기준 추정치).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MCU 흥행성적은 높은 편이다. 한국은 MCU 영화 해외 매출액의 6.4%(전체 4.1%)로 중국 15.5%(10%), 영국 8.5%(5.5%)에 이어 흥행순위 3위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전편 <캡틴 아메리카2>의 한국 비중은 6.6%(4.2%)로 총비중보다 더 높다. 1,2편 시리즈 전체의 한국 매출은 해외 매출의 5.2%(3.1%)로 5위다. 참고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배우들이 방문하는 싱가포르의 흥행성적은 2편이 1.3%(0.84%) 17위, 전체가 1.5%(0.88%) 17위이다. (이상 박스오피스모조닷컴 기준)
MCU 1편당 평균 관객은 414만 명. 최다 최종 관객 수는 <어벤져스2>의 1049만 명, 최저는 으로 가장 많았다. <아이언맨3>(2013) 900만 명, <어벤져스1> 707만명, <아이언맨2> 442만 명, <아이언맨1> 429만 명, <캡틴 아메리카2> 396만 명, <토르2> 304만 명, <앤트맨> 284만 명, <토르1> 169만 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31만 명, <인크레더블 헐크> 99만 명, <캡틴 아메리카1> 51만 명 순이다.
MCU 영화의 최다 일별 관객 수는 <어벤져스2>가 세운 2015년 4월 15일(토) 115만 5761명이다. MCU 뿐만 아니라 역대 마블 원작 영화의 일별 최다 관객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아이언맨3>가 2013년 4월 27일에 세운 89만 4377명이었다. <어벤져스2>의 115만 5761명은 단일 영화의 하루 최다 관객 수 역대 4위이다. 또한 이 날 관객 점유율은 90%로 단일 영화 점유율 역대 1위다.
한편,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최다 일별 관객 수는 <캡틴 아메리카2>가 2014년 3월 29일(토)에 세운 51만 4733명이다. <캡틴 아메리카1>은 2011년 7월 30일(토)에 10만 4875명이 가장 많았다.
■ MCU 매출가치, 러닝타임 1분에 2.6억 원
MCU 12편의 총 매출액은 3948억 원. 프로야구 10개 구단 연봉총액의 6년 치가 조금 못된다(2016.02.12. 스포츠동아 참고). 1편당 평균 매출액은 329억 원. 올해 개봉작 평균 매출액 9.8억 원이니까 MCU 1편이 올해 개봉작 33편과 맞먹는다. 최대는 <어벤져스2>의 885억 원, 최소는 <캡틴 아메리카1>의 41억 원이다.

MCU 1편당 평균 러닝타임은 126분이다. 최장 <어벤져스1>의 142분, 최단 <토르2>의 112분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는 1편 123분, 2편 136분이며,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147분으로 <어벤져스1>의 러닝타임을 경신했다.
MCU 영화 러닝타임 1분의 평균 매출가치(=매출액/러닝타임)는 2.6억 원이다. 영화별로 <어벤져스2> 6.3억 원, <아이언맨3> 5.4억 원, <어벤져스1> 4.2억 원, <아이언맨2> 2.6억 원, <캡틴 아메리카2> 2.3억 원, <아이언맨1> 2.2억 원, <토르2> 2억 원, <앤트맨> 2억 원, <토르1> 1.2억 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0.9억 원, <인크레더블 헐크> 0.6억 원, <캡틴 아메리카1> 0.3억 원 순이다.
물론 이런 매출가치는 MCU 영화 매출로 이익을 직접 얻는 회사들 입장에서 그렇다. 참고로 한국에서 촬영했던 <어벤져스2>의 전세계 흥행 결과 14억 달러를 이렇게 환산하면, 1분의 평균 매출 가치는 108억 원(0.1억 달러)이다.
이렇게 계산할 수도 있다. MCU 영화는 상영시간 동안 1개 스크린에서 1시간마다 평균 매출액 18만 1525원을 벌었다. 1개 스크린에서 1시간 당 최대 매출액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4만 5495원, 최소는 <인크레더블 헐크> 12만 2092원이었다. <캡틴 아메리카1>은 14만 5630원, <캡틴 아메리카2>는 12만 7057원이었다. 억 단위에서 갑자기 십만 단위로 바뀌니까 적어보이지만, 1시간 동안 짜장면 40그릇을 팔았을 때 나오는 매출이다(전국 평균가 4503원, 2016.02 행정자치부 기준). 아, 그렇게 팔아서 MCU 총매출액을 맞추려면 248년 108일이 걸린다.
■ MCU 최종 관객, 개봉주말누적 관객의 2.9배
MCU 12편의 개봉일 관객은 평균 20만 명, 최종 관객의 5%였다. 개봉주말누적 관객(개봉일부터 개봉주말까지 관객)은 평균 138만 명, 최종 관객의 33%였다. 개봉주말누적 최다 관객 수는 <어벤져스2>의 344만 명(최종 관객의 33%), 최저는 <캡틴 아메리카1>의 32만 명(63%)이다. <캡틴 아메리카2>는 147만 명(37%)이었다.
MCU 영화의 개봉일 관객과 개봉주말누적 관객은 모두 최종 관객에 영향을 미쳤다. 개봉주말누적 관객이 최종 관객과 상관관계가 더 높았다. 그러니까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최종 관객 범위는 5월 1일까지 누적 관객의 2.9배 안팎으로 보고, 그보다 더 많고 적음으로 <캡틴 아메리카3>의 티켓파워를 가름해볼 수 있다.

MCU 12편의 주말 관람비율은 65%로 연간 주말비율 61%보다 4%p가 더 높았다. 요일별로 월요일 9%, 화요일 7.9%, 수요일 8.2%, 목요일 10%, 금요일 14%, 토요일 27%, 일요일 24%였다. <캡틴 아메리카2>는 주말 관람비율이 70%, 특히 토요일이 31%로 집중됐다.
이처럼 MCU 영화는 주말 집중 현상이 강하고, 평일 분산 효과는 적었다. 주말 집중 현상은 대다수가 본격적인 성수기를 비켜 개봉하면서 상대적으로 ‘빈집털이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성수기인 7월에 개봉한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1>,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뿐이다. 또한 주말에 주로 관람하는 가족 동반 관객이 마블 원작 매니아 관객이나 데이트 관객을 압도하는 MCU 영화의 주관객층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개봉 1주일 전 예매율 70%도 이런 패턴으로 보인다(2016.04.20.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가족과 함께 보기 때문에 주말 시간표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사전에 예매하고, 이에 영화관은 스크린을 더 배정하게 된다. 그 다음에 일어날 일도 정해져 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
■ MCU 평균 55일 상영, 1위 총 154회
MCU 12편은 평균 55일 동안 상영했다. 최장 상영일수는 <어벤져스1>의 90일(연속 84일), 최단 상영일수는 <캡틴 아메리카1> 17일(연속 14일)이다.
상영기간 동안 스크린 점유율은 평균 12%, 상영횟수 점유율은 평균 10%였다. <어벤져스2>는 2015년 4월 26일에 스크린 점유율 45%, 상영횟수 점유율은 68%로 MCU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비교하면, <검사외전>의 최다 스크린 점유율은 35%, 최다 상영횟수 점유율은 54%였다(2016.02.08.).
MCU 12편의 박스오피스 1위 횟수는 총 154회. <아이어맨3> 24회, <어벤져스1> 23회, <캡틴 아메리카2> 22회, <어벤져스2> 21회, <아이언맨1> 16회, <아이언맨2> 14회, <앤트맨>과 <토르2>가 각각 13회, <토르1> 7회, <인크레더블 헐크> 1회 순이었다. <캡틴 아메리카1>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1위에 오르지 못했다.
■ MCU의 흥행법칙 : 아이언맨, 4월 개봉, 긴 러닝타임
MCU 12편의 최종 관객 수는 아이언맨 유무, 4월 개봉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났고, 러닝타임이 길수록 더 많은 경향을 보였다.
‘아이언맨 효과는 400~500만 명 정도였다. 아이언맨이 투입된 영화 5편 평균 관객은 705만 명으로 아이언맨이 투입되지 않은 영화 7편 평균 205만 명보다 500만 명이 더 많았다. <어벤져스>를 기준으로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의 투입 효과도 분석했지만 유의미하지 않았다.
4월 개봉작 6편 평균 관객은 616만 명으로 다른 달 개봉작 6편 평균 211만 명보다 405만 명이 더 많았다. 아이언맨이 투입된 영화들은 모두 4월에 개봉했기 때문에 주효과는 아이언맨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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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MCU 영화들은 러닝타임이 길수록 최종 관객 수가 더 많았다. 관객들은 러닝타임이 긴 영화일수록 제작비가 많이 투자된 대작으로 인식하고 그만한 재미를 기대하고 선택한다. 그래서 MCU 영화가 아니더라도 500만 명 이상 흥행작에서 나타나곤 한다.
공교롭게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아이언맨 투입, 4월 개봉, 역대 최장 러닝타임 147분 등 기존 MCU 12편의 흥행 요인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따라서 ‘순전히 추세 상으로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캡틴 아메리카2> 396만 명보다 400~500만 명이 더 증가한 800~900만 명이 가능하다. 가장 확률이 낮은 러닝타임으로 추정하면,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최종 관객 수는 874만 명 정도였다.
■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박스오피스 관전 포인트
MCU 흥행 결과를 기준으로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박스오피스를 보는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가 작년보다 줄어든 관객 266만 명을 3일 만에 영화관으로 이끌 수 있을까? 부정적인 상황. 시장이 안 좋다. 연간 누적관객이 4월 19일까지 전년 동기보다 5%(266만 명)가 감소했다. 특히 4월 시장은 폭락이다. 25%가 감소했다. 총선일 특수가 있었는데 그렇다. 반대로 긍정적인 상황. 시장 침체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게 더 유리하다. 현재 시장 침체 분위기는 한국의 영화시장 위기를 논할 정도는 아니다. 관객의 관람습관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대신 한국영화의 위기 상황일 수는 있다. 침체된 분위기를 주도한 대다수 영화들이 한국영화였으니까. 그 반작용으로 외화 블록버스터의 티켓파워가 더 클 수 있다.
둘째, 1편 론칭시 가장 고전했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가 <아이언맨> 시리즈의 개봉주말누적 기록을 깰 것인가? 부정적인 상황. <캡틴 아메리카1>이 MCU 최저 흥행기록은 사실상 다 가지고 있다. ‘미국 대장은 생소했던 <앤트맨>이나 MCU가 아닌 <데드풀>보다도 문화할인율이 높은 캐릭터다. 긍정적인 상황은 2편의 흥행 성적.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2>를 본 관객들은 ‘미국 대장에 대한 선입견을 뱉어냈다. 한국에서 전세계 3번째로 사랑받는 작품이 됐다. 심지어 스핀오프 격인 ABC의 TV시리즈 <에이전트 카터>도 국내 반응이 높다. 그리고 주연배우 크리스 에반스. <설국열차>에 출연하고, <어벤져스2> 한국 촬영과 내한에 참여하면서 대중적인 호감도도 높아졌다.
이런 포인트들도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의 기대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을 발판 삼아 히어로물의 팬들을 집결시킬 것인가? 다른 국가보다 높은 한국 관객의 MCU 영화 충성도가 이번에도 유지될 것인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흥행에 실제로 아이언맨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촬영한 아프리카 국가 ‘와칸다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4000억 원이 넘을 수 있을까? 아, 거긴 가상도시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감안한 홍보와 마케팅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겠다.
참고.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쿠키 영상은 첫 번째 엔딩 크레딧이 1분쯤 올라간 다음에 나온다. 그게 전부다. 끝까지 기다려도 더 안 나온다. 언론시사회에서 모두들 넋 놓고 기다렸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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