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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이규정, 영화에 드라마까지 섭렵…‘당찬 신인’
입력 2016-04-21 14:13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세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이규정입니다. 요즘에는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 안초롱 역으로 나오고 있고요,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해어화에서도 잠깐 출연했습니다. 아, ‘가화만사성의 초롱이와 이미지가 다르다고요? 생각보다 좀 조용하지요?(웃음) 친한 친구들 사이에선 딱 초롱이랍니다.(웃음)



◇ ‘가화만사성, 제 첫 드라마라 애정이 가요

‘가화만사성은 제 첫 드라마에요! 대선배님들과 같이 출연하게 돼 영광이에요. 특히 원미경 선생님께서 정말 오랜만에 나오시는데, 저희 어머니께서 ‘원미경 선생님이 나오시니 잘 될 것 같다며 엄청 기뻐하시더라고요. 제가 출연하는 것보다 원미경 선생님께서 컴백하신 게 더 기쁘셨나?(웃음) 김소연 선배님도 회사 선배님이셔서 든든해요. 앞으로도 배울 것이 너무나 많을 것 같아요.

제가 드라마 현장이 처음이라 조금 겁 먹은 것도 있는데 스태프 분들께서 정말 잘해주세요. 특히 감독님께서는 시간 계산을 정말 철저히 하셔서 배우들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주시죠. 배려가 정말 남달라요. 이런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정말 복인 것 같고요. 제가 맡은 초롱이란 친구도 밝고 통통 튀는 성격인데 저와 많이 비슷해서 연기하기도 편하답니다.

현장에서 얼마나 배우는 게 많은지 몰라요. 전 중국집 ‘가화만사성의 홀 직원이다 보니 김영철 선배님, 김지호 선배님, 장인섭 선배님 같이 중국집 신이 많은 선배님들을 많이 뵈어요. 김영철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특히 배운 게 많은데요. 정말 천천히, 여유롭게 하시더라고요. 대사의 발음도 엄청 정확하시고요. 여유 있는 노련미가 역시 다르다고 느꼈어요. 그걸 보며 저는 좀 급하게 하지 않나, 반성도 많이 했고요.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제 얼굴이 드라마에 나오는 소감은 어떠냐고요? 부끄럽죠.(웃음) 그저 부족한 것 밖에 안 보여요. 대사도 빨랐던 것 같고, 표정도 과했던 것 같고. 어머니와 몇 번씩 모니터링을 하거든요. 어머니께서 고칠 부분을 항상 빼곡이 적어주시고 그걸 고쳐서 촬영장에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도 멀었다 싶어요.(웃음)

그동안은 영화에만 출연했기 때문에(그렇다고 영화도 많이 출연한 건 아니지만) 처음 하는 드라마가 신기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영화는 바로 모니터링을 못하는데 매주 제 연기를 볼 수 있는 게 좋고요. 영화 연기와 드라마 연기가 몸 쓰는 게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해요. 드라마 연기는 더 디테일해야 한달까. 영화보다 드라마가 클로즈업이 많다보니 디테일한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 ‘가화만사성의 초롱이, 제게 와줘서 고마워요

‘가화만사성의 초롱이는 주세리(윤진이 분)와 동기에요. 하지만 세리가 봉만호(장인섭 분) 오빠의 아이를 데리고 나타나면서 ‘신분상승을 하게 되죠. 그걸 보며 속으로 질투도 하지만, 세리에게 가끔 도움도 주고 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가 바로 초롱이죠.

전 연기할 때 비슷한 점을 많이 찾는 편인데요, 초롱이가 세리에게 느끼는 질투를 보면서 저도 간혹 친구에게 질투를 느낀 경험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비슷한 점을 찾으려 노력했어요. 성격이 워낙 밝고 통통 튀고 수다스럽기도 한 초롱이가 저의 밝은 면과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감독님께서 제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라고 해주셔서 많이 힘이 됐어요. 처음엔 긴장해서 딱딱하게 나온 것 같은데, 긴장이 풀리면서 점점 초롱이에 제 특유의 표정, 행동들이 녹아들어서 더 ‘저같은 초롱이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저를 녹여서 저만이 할 수 있는 초롱이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진제공=나무엑터스


‘가화만사성에서 조금 분량이 적어 섭섭할 수도 있겠다고요? 에이, 아니에요.(웃음) 전 정말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이 역할을 제가 할 수 있다는 게 좋고, 어머니께서도 정말 좋아하시고. 다른 대선배님들도 만나게 됐고요. 주변 가족 분들도 엄청 좋아하시고 자랑도 많이 하죠. 물론 제가 조금만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은 하지만.(웃음) 점점 늘어나고 있기도 하고 출연 자체에 만족하기도 해요. 누가 되지 않게, 제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자는 게 제 목표이기도 해요.


◇ 데뷔하자마자 박찬욱 감독님을 만나다니, 꿈 아니죠?

2013년 영화 ‘고양이 장례식이란 작품으로 데뷔를 했고, 그 이후에 영화에 출연을 했어요. 지난해에 ‘퇴마: 무녀굴과 ‘해어화에 참여했고요,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에도 출연하고요. 지난 여름에 ‘해어화를 촬영했는데, 얼마 전에 개봉한 걸 봤거든요. 경험이 별로 없을 때 촬영을 한 게 ‘팍팍 느껴지더라고요.

카메라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이겠죠. 자꾸 고개를 숙이면서 연기를 하고 있고.(웃음) 카메라에 비쳤을 때 제가 잘 안 보이더라고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영화가 끝나자마자 ‘고개를 그렇게 꺾일 듯이 돌릴 필요는 없지 않았니?라고 물어보셔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게 다 경험이 되니, 다음엔 꼭 그러지 말자 다짐해요. 점점 더 나아진 절 보여드릴 수 있겠죠.

영화와 드라마의 차이점이요? 음. 가장 큰 건 영화는 준비할 시간이 길다는 거죠. 제가 부족한 면을 채우면서 찍을 수 있다는 게 영화의 장점인 것 같아요. 드라마도 물론 디렉팅은 엄청 자세히 해주세요. 하지만 호흡도 빠르고, 현장 집중력도 더욱 필요한 것 같아요. 평소에 탄탄하게 연습이 돼있어야겠단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드라마를 하면서 오히려 개인 연습시간을 더 늘렸어요.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박찬욱 감독님의 ‘아가씨라는 작품에 출연하게 됐는데 정말 평소에 좋아하는 감독님이어서 얼마나 영광인지 몰라요. 마지막 오디션 때에는 박찬욱 감독님이 직접 오셨는데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긴장이 많이 됐는데, 오히려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긴장이 풀렸어요. 현장에 카메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주시는데 배우들에 그 사진 위에 사인을 해서 액자로 만들어주세요. 그걸 집에 들어오자마자 딱 보이는 자리에 아주 잘 걸어놨답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시고, 연기 디렉팅도 ‘이렇게 해주면 좋겠다고 독려를 해주시고요. 그 작품이 칸 영화제에 진출했는데, 출연자로서 매우 기쁘죠.(웃음) 많은 시도할 수 있게 연기 시켜봐 주신 것도 정말 감사했어요.


◇ 웅변하던 제가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됐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께서 발음이 좋다고 해주셔서 어머니께서 저를 웅변학원에 보내주셨어요. 그 때부터 무대에 본격적으로 서본 것 같아요. 한 두 달인가를 연습했는데 성인들도 참여하는 도대회에서 통일부장관상을 받은 거예요.(웃음) 그걸 계기로 어머니께서 저를 ‘예체능인으로 키우시려 다양한 걸 경험하게 해주셨어요.

그래서 피아노도 했고, KBS 합창단도 했고, 고등학교 때에는 서양화도 했어요. 참 많은 걸 했죠?(웃음) 그렇게 하다가 어머니의 추천으로 연기도 하게 됐죠. 그렇게 해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들어가게 됐고요. 대학교 때에는 오히려 학업에 충실했어요. 졸업할 즈음에 나무엑터스에 지원해서 소속이 됐죠. 회사에 들어와서 부족한 연기 실력도 더 많이 쌓게 됐고, 좋은 기회도 얻게 됐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아, 대화를 하다보니 어머니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요?(웃음) 어머니께서 젊었을 때에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수상도 하셨었대요. 그만큼 배우라는 직업에 열려있었고, 누구보다 지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시죠. 제겐 연기선생님이자 조언자세요. 워낙 드라마 팬이라서 거의 모든 작품을 다 보시거든요. 그걸 토대로 제 장면도 모니터링해서 부족한 면을 정말 ‘딱딱 짚어서 말씀해주세요. 많이 고맙죠. 어머니께서도 항상 ‘넌 나 없으면 어쩔 뻔했냐고 농담하세요. 그게 진짜 맞는 말인 것 같아요. 힘들 때마다 가족에 의지하고, 힘을 많이 받아요.


사진제공=나무엑터스


◇ 연기, 점점 더 재밌어요. 평생하고 싶을 만큼

다른 사람 앞에 많이 서봤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성격이 움츠러들게 되더라고요. 그런 성격을 바꾸고 싶었어요. 연기를 하면서 소심하고 내성적인 면들이 조금씩 활기차게 바뀌는 걸 보면서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보는 분들은 저를 작품 속의 캐릭터로 봐주시잖아요. 저를 보는 것 같지 않으니 오히려 더 대담해지고 자유로워져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제 안의 밝은 면들이 나왔고, 답답함이 사라졌어요. 연기할 때 오히려 자유롭단 느낌을 받을 정도로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희열도 느껴지고, 참 좋은 일이더라고요. 브라운관 혹은 스크린에 나오는 저를 보는 희열감, 뿌듯함이 짜릿짜릿하게 올라오고는 해요. 성격도 많이 변했고, 더 좋은 방향으로 제가 성장하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돼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하잖아요. 자꾸 저를 돌아보게 되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스스로도 노력해요. 그런 걸 보면 ‘아, 나 연기하기 참 잘했구나 싶어요.

저는 연기가 정말 재밌어요. 부족하지만 그걸 하나하나 채워가고 배워가는 재미 때문에 아직까지는 많이 힘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연습실에서 혹은 현장에서 이론적,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고 있고요. 오디션에서 반복해서 떨어지면 당연히 고민은 생기죠. 하지만 그건 더 열심히 해서 연기력을 향상시키면 해결될 문제라 생각해요.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잖아요. 평상시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더욱 더 느껴요. 그래서 최근에는 피아노나 노래도 다시 배우고 있고요. 여러 방면으로 저를 더 채우면서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잡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배워가고, 더 나은 저를 만들어가는 게 참 재밌어요.



◇ 신뢰가 가는 배우, 그게 제 꿈이랍니다

올해에 어떤 걸 이루고 싶냐고요? 일단 ‘가화만사성이 잘 끝났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울 정도에요. 더 빨리 습득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요, 더 초롱이와 가까워져서 자연스러운 연기, 다양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맡은 역할에 충실히 임해서 시청자들이 즐겁고 귀엽게 봐주실 수 있도록 더 부단히 노력하려고 하고요.

배우로서는 전도연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요.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 배우가 보이는 게 아니라 선배님의 표정과 눈빛으로 그 캐릭터의 삶이 펼쳐지고, 그로 하여금 관객들을 쫙 흡수하는 느낌이 들어요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어떤 무대, 작품에 나와도 ‘이규정이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로 보여지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규정하면 ‘아, 그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신뢰가 가는 배우가 꿈입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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