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강남 사모님들, 대부업체에 수천만원 투자하는 이유가
입력 2016-04-21 11:32  | 수정 2016-04-21 11:51
테라펀딩 대출심사 및 실행 과정

저금리시대에 안정적으로 두자리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부동산 담보 P2P대출채권이 평균 6분안에 1억펀딩을 마감하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부동산 담보 P2P대출 채권은 소규모 사업자가 빌라신축비용 등을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해 빌린 뒤, 이를 10%대 금리로 갚는 형태다. 현행법상 P2P대출업체들은 모두 ‘대부업형태로 대출자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
특이한 것이 해당 채권은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빌리겠다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돈을 빌리고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까다로운 심사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 격주에 한번씩 열리는 투자자금 모금은 수억대에 달하지만 7분이면 끝난다. 일찍 모집이 닫혔다며 항의전화가 쏟아지기도 한다. 평균 약 13%의 수익률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수백명의 투자자들의 생면부지의 대부업체를 믿고 수천만원의 돈을 턱턱 맡기는 이유가 뭘까.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이사는 상품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투자자들만이 해당 채권으로 향한다”며 상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테라펀딩의 투자상품을 처음 접했을 때 첫인상은 ‘콧대가 높다였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만원으로 일반적인 직장인 월급으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타 P2P대출업권은 부도를 방지하기 위해 100~200개 정도의 채권에 자동분산투자해주는 서비스까지 제공하는데 이 회사는 한개의 채권에 기회가 맞으면 들어오라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채권들에 무턱대고 투자하다가는 거금을 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아서다. 타 P2P대출업체들이 채권이 많아지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수록 부도율 0%는 사실상 불가능해 분산투자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테라펀딩은 ‘부도율0%를 자신있게 외치고 있다. 신용대출이 아닌 부동산담보대출채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채무자가 테라펀딩에 빚을 값지 못하더라도 담보를 잡은 부동산으로 충분히 이를 매꿔 투자자들에게 돌려 수 있다는 논리다. 사모님들이 수천만원의 돈을 팍팍 투자할 수 있는 이유도 해당 채권이 그만큼 안전하다는 생각에서다.

부동산 경매관련 일에 몸담았던 양 대표는 소규모 건축업자들이 건축자금을 갚지 못해 토지를 경매로 넘기고, 새로 땅을 양도받은 사람은 토지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축중인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움을 느꼈다.
양 대표는 소규모 건축업자들에게 자금을 합리적인 금리로 대출해준다면 부도로 사라지는 건물도 사라지고 이후 업자들도 임대수익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투자자들 또한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테라펀딩과 같은 형태의 부동산 담보 크라우드 펀딩서비스는 미국에서는 100개에 달할 정도로 대세다.
양 대표는 현장의 경험을 살려 초반에 시장을 무리하게 확장하기 보다는 ‘안정성을 택했다. 운용자금이 큰만큼 한 번의 실수로 채권이 펑크나면 투자자의 손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물이 세워진 토지가 제3자의 압류로 경매에 넘겨지면 안된다는 생각이다. 후순위가 아닌 1순위로 대출자가 돈을 갚을 수 있도록 기존 대출을 대환해주며 선순위채를 차지한다. 이 외 개인에게 빌린건 NICE신용정보에서도 열람이 어렵기 때문에 채권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소유권 자체를 부동산 신탁회사로 잠시 이전한다.
행여 테라펀딩으로부터 빌린 돈이 건축에 사용되지 않을까 일부 투자자들은 걱정이다. 하지만 테라펀딩은 자금을 한번에 제공하는 것이 아닌 담보신탁회사를 통해 공사진행정도에 맞춰 돈을 제공한다. 건물 공사가 10%정도 끝나면 빌리기로 한 7억중 7000만원을 입금해주는 식이다. 또 대출금은 공사업체에 직불해준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만질 수 없는 구조라 도덕적 해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테라펀딩은 설명한다.
해당 프로세스를 통해 투자자들은 평균 전체의 12.93%를 이자수익으로 가져간다. 다만 대부업체로부터의 이자수익이기 때문에 일반 이자소득세율(15.4%)보다 훨씬 높은 대부업법상 소득세율(27.5%)이 적용된다. 실질수익률은 8%정도다.
양 대표는 부동산 투자는 주로 돈이 많은 50대들이 주로 해왔지만 최근 2030 등 젊은 투자자들이 목돈을 모아 투자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너무 몰려 직원들이 투자할 경우 직원 몫을 먼저 빼고 타 투자자들로 채권을 채우고 있어 직원들의 불만이 속속 나온다”며 웃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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