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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이랜드, 공모리츠 추진하는 이유는?
입력 2016-04-21 11:19 

[본 기사는 04월 19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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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공모 리츠'(REITs·부동산전문투자회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5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계획안 중 하나다. 보유 자산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부동산을 유동화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1조원 규모의 리츠를 준비중이다. 해당 리츠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코크렙6'호로 현재 뉴코아아울렛 야탑 평촌 일산점 등 3개 점을 편입하고 있다. 이랜드는 여기에 호텔과 레저, 상가 등을 추가로 편입시켜 총 자산규모를 1조원 가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현재 재무개선을 위한 전방위적 자금조달 방안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중국사업 부진과 과도한 부채로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킴스클럽 매각, 뉴코아 강남점 매각, 이랜드리테일 IPO, 중국법인 프리IPO가 거의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구계획안들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킴스클럽의 경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선정됐지만 최종적으로 매각이 성사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IB 관계자는 "KKR과의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KKR이 기대에 못미치는 가격을 제시할 경우 이랜드가 딜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뉴코아 강남점 매각과 이랜드리테일 IPO도 언제 성사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랜드는 이미 몇차례 이랜드리테일 IPO를 연기한 바 있다.
이에 이번 공모 리츠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다른 자구계획안들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리츠의 경우 가장 확실한 자산인 부동산을 유동화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행 가능성도 높다.
이랜드가 리츠를 통해 조달하게 될 자금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일반 투자자들을 1조원 규모나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기업과 부동산투자회사들도 관리의 편의성과 자금 모집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사모 리츠를 선호해왔다. 리츠는 원칙적으로는 공모를 해야 하지만 국민연금이나 지자체 등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명시된 투자자의 지분율이 30%를 넘을 경우 사모로 리츠를 만드는 것이 허용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실 공모 리츠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구상에서 항상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최근 4~5년 사이 공모 리츠가 만들어진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랜드가 공모 리츠를 추진하자 일각에서는 연기금 등 우량 투자자를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 등 재무위험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탓에 기관들이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거래에 정통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의 박성수 회장이 연 6%대의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열어주자는 의미에서 공모로 추진하자고 한 것으로 안다"면서 "수익률이 높다 보니 투자를 하겠다는 기관들은 많을 수밖에 없어 공모가 잘 안되면 사모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편입 자산과 정확한 규모는 하반기는 돼야 확정될 전망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국토부와 거래소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진행중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올해 안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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