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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야구컨디셔닝] ‘햄스트링 부상’ 송승준의 완벽한 복귀를 위한 준비
입력 2016-04-21 06:02 
롯데 송승준은 지난 15일 투구 도중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섬세한 부위인 만큼 완벽한 회복 이후의 복귀 시점을 골라야 하겠다. 사진은 지난 3일 고척돔 넥센전 등판 때의 투구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롯데 에이스 송승준(36)이 지난 15일 마산 NC전에서 테임즈를 상대로 투구하던 중 왼쪽 햄스트링(왼 허벅지 뒤쪽의 근육) 부상을 당했다. 통증을 느낀 후 다시 마운드에 서서 던지기 위해 노력해보았으나, 정상적으로 투구를 계속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느꼈는지 결국 마운드에서 내려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제 30대 중반을 넘긴 고참 투수가 된 송승준의 회복과 복귀를 위한 준비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시즌 연속 160이닝 이상을 던졌던 송승준은 최근 두 시즌 동안 120이닝 정도로 투구이닝이 줄었다. 2014년부터 나타난 반복적인 하체의 잔부상들이 투구 이닝 수를 줄어들게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번 부상은 근육이 늘어난 수준이라 2주 정도의 회복기간이 지나면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최초 알려졌던 것보다 큰 부상이 아니라 참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최적의 복귀 시점을 잡기 위해서는 끝까지 신중하게 선수의 몸 상태를 살펴보는 게 중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선수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 자신의 몸 상태와는 크게 상관없이 빨리 복귀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다. 선수들의 조급함에 맞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선수의 재활과 복귀를 준비하는 것은 구단과 트레이닝 파트의 몫이 된다. 그래서 한창 시즌 중에 팀 전력의 향방을 가르는 주력 선수의 부상에 대처할 때는 구단과 트레이너들이 때론 쉽지 않은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생기곤 한다.
이번 송승준의 부상 상황처럼 투수가 투구 중 디딤발(오른손 투수 송승준의 왼발)의 햄스트링에 통증이 발생하게 되면 오른다리에서 왼다리로의 원활한 체중이동이 힘들어진다. 만약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구를 할 경우 오른 어깨와 팔꿈치에 부담을 전달하게 돼 2차적인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공을 던지는 순간의 왼 발목, 무릎, 고관절에서의 적절한 체중 분산은 투수의 투구 밸런스와 안정을 만드는 매주 중요한 요소다. 미국에서 진행됐던 연구 중에는 ‘투구 시 하체에서 엉덩이와 복부(코어)쪽으로 전달되는 연결고리가 정상적으로 밸런스가 잡히지 않으면 에너지의 20%가 줄어들고, 밸런스가 깨진 상태에서 동일한 힘을 손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깨의 회전 속도를 34% 높여야 한다는 결과가 있다. 하체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 어깨와 팔꿈치에 부담을 주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야구팀에서 선수의 부상은 어쩔 수 없이 닥치는 일상이다. 각 선수들이 부상의 고리를 끊어 내고 완전하게 복귀하기 위해서는 팀 닥터, 트레이너, 피칭코치(혹은 타격코치), 전력분석팀의 협업이 필요하다.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여 선수의 완벽한 회복과 복귀를 어떤 방식으로 도울 것인지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이상적이다. 프로야구 팀에서 일하던 때를 돌아보면 이러한 노력이 잘 이루어졌을 때 선수의 경기력이 가장 잘 회복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구단의 전력 향상과 장기적인 팀의 건강한 운영을 위해서는 이런 협의체 또는 팀 구성이 필요하고 이 팀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구단의 의지가 필요하다. 에이스 한명이 만들어지는 데는 참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 에이스를 잃는 데 걸리는 시간은 찰나일 수도 있으니까.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다는 안타까움을 나누고 있는 우리 구단들이 더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바로 이런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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