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국원양자원, 주가 하락에 소액주주 ‘울상’…대표는 ‘92억원’ 차익
입력 2016-04-19 17:57 
중국원양자원 소속 선박

중국 수산물 수요 증가로 인해 주목을 받았던 중국원양자원이 최대주주인 장화리 대표이사의 연이은 주식 매도로 소액주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 대표의 지분율은 지난 1월 18.51%(1810만9811주)에서 지속 하락해 현재 1.63%(160만주)로 급감했다.
장 대표는 지난 1월 654만6644주(장외매도 400만주)를 4차례에 걸쳐 팔았으며, 지난달 996만3167주를 총 7회로 나눠 매도했다. 주가는 장 대표가 장내 매도를 시작한 지난 1월6일 3900원(시가 기준)에서 매도를 끝낸 지난달 11일 2415원(종가 기준)으로 38% 떨어졌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장화리 대표이사 개인이 중국인 요재명 씨와 해남활력개발유한공사를 대신해 담보를 제공했다”며 이들이 채무만기이후 상환할 수 없어 장 대표가 주식매도 또는 주식으로 변제했다”고 공시했다.

장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중 1096만3167주는 지난해 초 ‘경영권 강화와 회사 운영 정상화 명목으로 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해 취득하게 된 것이다. 65%의 높은 할증률로 주당 2200원이라는 싼 가격에 매입했지만 장 대표는 보호예수기간 1년이 끝난 올해 초 주식을 장내에 대량 매도해 주가하락을 불러왔다.
그는 총 1650만9811주를 장내·외 매도하면서 총 502억8816만9315원을 벌어들였다. 주당 평균 처분단가는 3046원이다. 앞서 1096만3167주를 주당 2200원에 취득한 것을 고려하면 장 대표는 최소 92억7436만4500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장 대표는 이를 고려한 듯 지난달 31일 열린 주주총회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화상회의 방식으로 참석했지만 주주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상정된 ▲이사 재선임 ▲회사정관 개정 ▲이사회에 신주발행결의 권리위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주요 안건은 부결됐다.
주주들의 바람과는 달리 회사 운영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의 조업선박 60척 중 26척이 파업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2014년 파업 때 약속했던 사항 불이행과 2개월 급여 미납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또 연강어업의 창립자 중 한명인 정용단 이사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연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회사와 주주 간의 줄다리기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원양자원이 지난 2011년 회계 부정으로 상장 3개월 만에 퇴출당한 중국계 기업 중국고섬과 같은 전철을 밟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고섬은 당시 1000억원 이상의 부정 회계를 벌여 2100억원 규모의 공모 자금을 부당 취득한 게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중국원양자원도 최대주주가 지분을 대량 매도했다는 점과 회사가 최대 발행 가능한 주식을 2배로 늘리는 안건과 같이 주주 이익과 대치되는 행보를 보여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기업을 저평가하는 ‘중국 디스카운트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어 중국원양자원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끈다.
중국원양자원은 지난 2013년 865억4441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다 지난 2014년 영업손실 971억7173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최근 회사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72억8028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외국기업은 본사나 사업장이 해외에 있어 공시에 대한 사실 확인이나 실사가 어렵고, 불법·부당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 추궁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해외기업 투자는 공시 정보에 대한 신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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