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퓰리처상 AP 여기자들의 집념…1년 넘게 ‘노예노동’ 추적
입력 2016-04-19 14:28 

2016년 퓰리처상(공공부문)을 받은 AP통신 기자 4명이 1년 넘게 가혹한 노예노동의 실태와 그에 따른 미국 내 해산물 유통을 추적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마지 메이슨, 로빈 맥도웰, 마서 멘도사, 에스더 투산 등 4명의 AP통신 기자들은 이를 위해 자신들의 신변 위협도 감수했으며 특종 욕심을 보류한 채 어선 노예들이 먼저 풀려나기까지 기다렸다. 이중 멘도사 기자는 앞서 2000년에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노근리 주민 학살 폭로 기사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이 만든 ‘노예들의 해산물 시리즈 기사 덕분에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에서 꾐에 빠져 어선에 감금된 채 죽도록 일하던 노예노동자 2000여 명이 풀려났다.
맥도웰과 투산 기자는 이를 위해 2014년 당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3천㎞ 떨어진 벤지나섬을 찾아가 우리에 갇힌 남자들을 발견해 대화하고 섬 항구에서 다른 노예 선원들을 인터뷰했다.

맥도웰 등은 야음을 틈타 보트를 타고 트롤 어선에 접근, 노예 노동자들의 참상을 찍으려다가 성난 보안요원의 배에 거의 들이받힐 뻔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얀마 등지에서 온 노예 선원들은 자신들의 기구한 사연을 전해줬고 강제 고기잡이를 하다가 죽은 노동자 60여명이 죽어 가명으로 묻혀 있는 묘지의 위치도 알려줬다.
AP 탐사보도팀은 위성기술, 선적 기록 등을 이용해 이들 노예가 잡은 새우 등 해산물이 벤지나섬에서 화물선에 실려 태국에서 내려진 뒤 가공돼 미국 내 월마트와 레드롭스터 같은 레스토랑 체인으로 유통되는 과정을 생생히 포착했다.
실제로 수 백 명의 노예가 벤지나섬과 선상에서 풀려났고 15살짜리 소년을 비롯해 노예 노동자들로 운영되던 태국 새우 가공 공장이 단속됐다. 메이슨과 투산 기자는 풀려난 노예노동자가 미얀마 고향으로 돌아가 20여 년 만에 가족과 눈물을 흘리며 상봉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다.
맥도웰 기자는 수상 소감에서 당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노예노동의 산물인 해산물과) 미국 내 밥상을 어떻게 연결지을지를 생각했다”면서 각 정부와 인권단체들이 태국 등에 압력을 넣더라도 미국 회사나 소비자들이 변화를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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