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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0년] 갈길 먼 금융경쟁력...'우물안 개구리'
입력 2007-11-21 07:55  | 수정 2007-11-21 07:55
달라진 우리경제를 살펴보는 연속기획, 이번에는 금융경쟁력을 짚어보겠습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외형과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국제경쟁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은영미 기자의 취재입니다.


외환위기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금융권.


거센 구조조정과 합병의 회오리 속에서 수많은 은행원들은 고통분담을 강요당했습니다.

인터뷰 : 이현진씨 (전 서울은행원)
-"그때 당시 거의 절반 이상의 노동자가 희망퇴직이라는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은행권을 떠나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때 당시 은행권에서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생소한 단어였기 때문에 그것이 일반화되면서 많은 금융권 노동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은행권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33곳에 달했던 은행중 절반 가까운 15곳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조흥과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5곳으로 대표되던 은행권 판도도 이제 국민과 신한, 우리, 하나 등 빅4로 재편됐습니다.

치른 댓가는 컸지만 대신 덩치는 커지고, 건전성과 수익성도 크게 좋아지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특히 우리와 국민, 신한은행 세계 100대 은행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은행권 순익도 10년만에 4조원 적자에서 13조5천억원 흑자로, 또 7%에 불과하던 국제결제은행 BIS비율은 지난해말 12.8%까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럴듯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 금융권의 경쟁력이 실제로 높아졌는지에 대해선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표시합니다.

인터뷰 : 권순우 / 삼성경제연구소 박사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을 창출하고 매출을 확대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이것을 통해 얻은 건전성과 수익성이 아니라 비용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통해 얻은 수익성 개선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수익성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금융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증권사 CMA와 주식형펀드로 시중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수익성은 이미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 :이병윤 / 금융연구원 박사
-"이자수익의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게 사실이다. 은행이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비이자수익 비중으로 영업을 강화하는게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IMF 이후에도 2003년 카드대란에 이어 지난해엔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로 또 올들어선 중소기업대출.

이리저리 떼지어다니며 대출경쟁을 벌이는 쏠림영업행태는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좁은 국내 시장에 갇힌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HSBC나 씨티그룹 같은 세계적 은행들의 해외자산 비중은 50%를 넘지만, 국내 은행들은 고작 3%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박덕배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내 시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고 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적극 진출할 필요도 있고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전통적인 은행업에서 벗어나서 투자은행업에도 적극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인터뷰 : 은영미 / 기자
-"외환위기 그 시련을 온몸으로 느껴야 했던 금융권, 이제 재도약을 통해 국가경제를 주도하는 핵심성장산업으로 거듭날지 그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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