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덜 익힌 돼지고기, 정말 `바짝` 익혀 먹어야 할까?
입력 2016-04-19 13:35  | 수정 2016-04-20 13:38

아직 먹지 마! 덜 익었어”
친구들과 정육식당을 찾은 김 모 씨(24)는 친구들의 핀잔에 젓가락을 다시 내려놓았다. 김 씨는 불판 위에 노랗게 익어가는 돼지고기를 보며 의구심이 들었다.
돼지고기는 왜 ‘바짝 익혀 먹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은 걸까?
의학계와 축산업계는 이 같은 인식이 우리나라의 과거 돼지 사육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1960, 70년대 돼지 농가에서는 인분을 돼지 사료로 사용했다. 이 때문에 인분을 섭취한 돼지는 갈고리충과 그 유충인 유구낭미충, 섬모충 감염이 우려됐다.
특히 유구낭미충은 사람에게 전염될 경우 몸 안을 돌아다녀 뇌에 전염될 경우 간질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위험 때문에 기생충을 박멸하기 위해서는 77도 이상의 불에 돼지고기를 익혀 먹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됐다.

그러나 ‘기생충 박사로 잘 알려진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한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 유구낭미충은 박멸됐다”라며 1990년을 마지막으로 갈고리촌충의 유충을 보유한 돼지가 발견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이후 대대적으로 사육환경이 위생적으로 변화하면서 인분을 사료로 쓰는 농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또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서 주로 발견되는 섬모충은 사료를 먹여서 키우는 돼지사육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 교수는 갈고리촌충의 감염 위험이 사라졌으므로 (돼지고기도 거의 탈 정도로 과하기 익히지 말고) 적당히 익혀서 먹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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