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 오는 루이비통 회장, 신규면세점 대표들 ‘촉각’
입력 2016-04-19 11:12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총괄회장이 19일 방한하면서 국내 면세업계 수장들의 발빠른 행보가 예상되고 있다.
LVMH그룹은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셀린느, 태그호이어 등 60여개의 명품 브랜드와 유통 채널을 거느린 매출 1위의 글로벌 명품 기업이다. 아르노 회장은 이번 방한기간 동안 오는 20~2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패션 행사인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30여개국, 500여명의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국내 연사로는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참여한다.
아르노 회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디올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식 참석 이후 10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이후 1~2년마다 한국을 찾아 루이비통이나 디올 등 자사 브랜드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백화점 입점 매장을 찾을 때면 유통업계 관계자들을 함께 만난다. 2012년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부진 당시 호텔신라 전무를 하루만에 모두 만나기도 했다.
이번 아르노 회장의 방한 소식에 누구보다 긴장한 건 신규 면세업체들이다. 면세점 매출 약 10%를 차지하는 ‘3대 명품인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규면세점으로서는 이번 아르노 회장의 방한이 명품 유치의 열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을 연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는 물론 오픈 예정인 신세계와 두산 등 신규 면세 업체들은 모두 3대 명품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매장수 확대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반면 신규면세점으로는 매출 증가와 인지도 확대를 위해 명품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3대 명품이 모두 입점한 국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소공동점과 롯데면세점 잠실월드타워점, 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4곳뿐이다.

아르노 회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콘퍼런스의 행사장이 신라호텔인데다 후원사가 두산인만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박서원 두산면세점 전무가 아르노 회장과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사장은 2013년 아르노 회장의 방한 당시 경쟁사 호텔에서 30분 이상 기다린 끝에 그와 티타임을 갖는 열의를 보인 이후 이듬해 프랑스 파리에서 그를 만나 명품 입점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도 HDC신라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뒤 프랑스 파리에서 아르노 총괄회장을 만났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에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두산은 미국 미디어그룹이자 이번 행사의 주관사인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이 발행하는 글로벌 패션잡지 ‘보그와 ‘지큐의 한국판 발행권을 가진 만큼 이를 이용해 적극 명품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패션잡지의 명품 브랜드 인맥이 상당한 만큼 협력사라 할 수 있는 두산 그룹의 명품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동선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양사 역시 CEO 일정을 알 수 없단 입장이지만 콘퍼런스 공식 행사 전야제 행사인 ‘웰컴 리셉션이 이날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리는 만큼 접촉 가능성은 높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해야 하는 신규면세 업체들은 물론 이달 말 시내면세점 사업권 추가 가능성을 두고 기존 면세점도 명품 브랜드를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국내 면세업계 CEO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과 물밑 작전은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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