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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도 욕먹은…훌리오 프랑코가 말하는 ‘마이웨이’
입력 2016-04-19 06:09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시타를 맡은 훌리오 프랑코 롯데 퓨처스팀 코치. 이날 시구는 퓨처스팀 크리스 옥스프링 투수코치였다. 프랑코 코치는 자신이 삼성에서 뛰던 시절 감독이었던 김용희 SK감독과, 당시 삼성 2루수였던 정경배 SK 타격 코치와도 반갑게 해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훌리오 프랑코(58). 그를 대변하는 말은 성실함이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2군) 타격코치다. 도미니카 출신인 프랑코는 1982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7년까지 9개 팀을 거쳤다. 1958년생이니 한국나이로는 50세까지 현역생활을 했다. 중간에 일본과 한국에서도 활약했다. 1995년과 1998년은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2000년에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다.
그런 그도 ‘퇴출하라는 대상이 된 적이 있다. 바로 삼성 시절이었다. 프랑코는 그 해 132경기서 타율 0.327 22홈런 1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팀 당 133경기로 치러졌던 시즌이니 개근은 못했어도 정근상은 탄 것이다. 110타점은 지난해 야마이코 나바로(지바 롯데)가 137타점을 올리기 전까지 삼성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었다.
쭉 내민 엉덩이에 완전히 눕혀버린 배트 헤드, 그리고 스트라이드 없는 스윙 등은 충격이었다. 하지만 관심을 끈 부분은 ‘철저한 자기관리다. 국내 프로야구에 몸 관리에 대한 개념이 막 자리 잡던 시절이다. 프랑코는 술과 담배는 물론,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를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항상 과일쥬스만 마시며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탄력있는 몸매를 유지했다. 이승엽과 같은 삼성 젊은 타자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그러나 욕을 먹었다. 주로 내야수로 뛴 프랑코는 삼성에서는 외야수로 나왔다. 수비에서는 허술한 점이 많았다. 건방지다는 평가도 받았다. 1991년 텍사스 시절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차지한 화려한 커리어 때문인지, 코치를 거치지 않고 국내 타자들에게 조언을 하거나, 조언을 넘어서 시어머니같이 간섭을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매체에서는 그런 프랑코를 퇴출하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신문을 든 프랑코가 씩씩거리며 당시 대구구장 3루 더그아웃에서 기사를 쓴 기자를 찾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7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프랑코 코치에게 물었다. 그 때 일을 기억하냐고. 프랑코 코치는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가볍게 웃어넘겼다. 그는 선수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삼성에서는 좋은 추억이 많았다. 김기태(현 KIA감독), 이승엽하고 친했다”며 나는 내가 정해둔 수치와 목표를 향해 야구를 하고,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덧붙였다.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된 프랑코는 2001년부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메츠를 거치며 빅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2007년에는 메이저리그 최고령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는 일본 독립리그 이시카와 밀리언스타즈에 선수 겸 코치로 입단해 타석에 방망이를 들고 서기도 했다.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현역시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여기서 다시 물었다. 프랑코 코치에게 다시 현역생활을 할 생각이 있냐고. 돌아온 대답은 NO(아니오)”였다. 단호한 목소리는 이내 부드러워졌다. 이제 경기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프랑코 코치는 씨익 웃었다.
롯데는 자기관리의 대명사인 그에게 젊은 타자들을 맡겼다. 프랑코 효과는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만년 유망주 김대우 등이 프랑코 코치를 만나 타격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그러나 프랑코 코치는 콕 집어서 누가 좋아졌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모두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이고, 모두 잘 했으면 좋겠다. 아직은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몸 관리에 대한 지론은 여전했다. 그는 내가 맡은 부분은 타격 파트고, 좋은 트레이닝 파트가 있어 내가 따로 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좋은 음식과 충분한 휴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6년 만에 다시 온 한국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너무 좋다. 한국야구도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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