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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은’ 윤성환과 ‘운 나쁜’ 지크의 첫 만남
입력 2016-04-19 06:01 
윤성환은 타선의 화끈한 지원 사격 속에 2승을 거뒀다. 현재 팀 내 최다 승이다. 사진=MK 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관계를 재정리한 사자와 호랑이가 광주에서 올해 처음으로 만난다. KIA는 최근 삼성에 유난히 약했다. 2012년 이후 3년간 14승 1무 36패로 일방적으로 뒤졌다. 하지만 지난해 8승 8패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삼성에게 KIA는 이제 껄끄러워진 상대다.
공교롭게 두 팀의 사정도 딱히 좋지 않다. 공동 7위(삼성)와 9위(KIA)의 위치에서 격돌한다. 두 팀 모두 5할 승률 아래다. 이번 광주 3연전에서 반등을 꾀할 터다. 이 가운데 19일 경기 첫 번째 카드로 ‘전승 윤성환(삼성)과 ‘전패 지크(KIA)를 내세웠다.
공교롭게 윤성환과 지크는 확연히 대비가 된다. 윤성환은 2경기에 나가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6일 역대 25번째 통산 100승(현재 101승)도 달성했다. 반면, 프리미어12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한국행을 택한 지크는 3경기 등판해 모두 패전투수.
평균자책점은 5점대로 엇비슷하다. 윤성환이 5.25(12이닝 8실점 7자책)이며, 지크가 5.40(13⅓이닝 8실점)이다. 윤성환은 2경기 연속 4실점을 했다. 변함없는 기량이나 실투가 은근 있다. 그 실투는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벌써 4개째. 그래도 위기마다 더 큰 불을 껐다.
지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어진 듯. 지난 1일 마산 NC전에 깜짝 카드로 불펜 기용됐지만,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우천 취소 등으로 등판 일정이 다소 꼬였고 순간 흔들리며 무너졌다. 김기태 KIA 감독이 공개적으로 미안하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
행보가 많이 다른 두 투수다. 행운도 윤성환에게 따른 반면, 지크는 그렇지 않았다. 윤성환이 등판한 경기에서 삼성 타선은 맹타를 휘둘렀다. 총 27점(12이닝)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13.5득점이다. 윤성환이 등판하지 않은 다른 11경기의 평균 득점은 3.8득점이다. 삼성 선발진 중 가장 후한 지원이다. 벨레스터의 경우, 고작 총 2득점이다. 상대 선발투수(6일 kt 정성곤-12일 NC 이민호)의 무게가 낮다고 해도, 매우 대조적이다. 윤성환도 ‘동료들의 덕에 고마워했다.
지크는 윤성환과 다르다. 그는 불운한 것일까. 적어도 운 좋은 사나이는 아니다. KIA의 팀 타율은 18일 현재 0.266으로 7위다. 하지만 지크가 마운드에 있을 때에는 잠잠했다. 지크 등판 시 득점 지원은 3득점(13이닝). 경기당 평균 1득점에 그친다. KIA 타선은 NC 불펜(김진성-최금강-임창민), SK 에이스 김광현 앞에서 침묵했다. 넉넉한 득점 지원 속에 마음 편히 공을 던진 경우가 없다. KIA는 올해 6득점 이상 기록한 게 5경기. 41.7%의 확률에 지크는 해당되지 않았다.
KIA의 새 외국인투수 지크는 3경기에 등판해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불운하기도 했다. 그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은 3점만 지원했다. 사진=MK스포츠 DB
윤성환은 건재했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았다. 빈틈이 있었다. 그 가운데 더 센 선발투수와 맞대결을 벌인다. 지크는 괜찮았다. 운이 없었을 뿐이다. 이번에는 다를까. 삼성 타선은 주축 선수의 크고 작은 부상으로 기복이 있다. 최근 두산과 잠실 2연전에는 총 4점 밖에 못 뽑았다. KIA는 지난해 만만치 않았다. 단, 윤성환은 자타공인 호랑이 사냥꾼이다.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윤성환을 만나 다시 깨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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