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재편되면서 여야 중진 의원들이 ‘감투를 놓고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부터 계파간 투쟁이 시작됐다. 선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국회와 당의 요직을 두고 분주한 계산에 나섰다.
◆‘원유철 비대위원장 안돼 비박계 반대
과반 확보 실패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새누리당은 사태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 최고위원회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한 뒤 일괄 사퇴했지만,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끄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비주류를 중심으로 터져나왔다. 17일 김세연 이학재 황영철 등 비주류 의원들은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비박계 김재경 의원도 이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원 원내대표는)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비박계 중진인 심재철 의원도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아 팔면 누가 새 술이라고 믿겠냐”고 비판했다. 이혜훈 당선인도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공천파동 때 지도부에 계셨던 분이 새 체제를 만드는 데 중심이 되면 국민들이 보시기에 ‘달라질 생각이 전혀 없구나 생각할까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당 대표, 이주영 거론 속 최경환 변수
비박계가 곧바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차기 당권과 무관하지 않다. 당 주도권이 친박계에 쏠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총선 패배로 당 쇄신의 기운이 강해지면서 비박계가 외연을 넓힐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비판 성명을 낸 김재경 심재철 의원은 국회 부의장 물망에 오르는 인물들이다. 이혜훈 당선인도 여성 3선인 만큼 전당대회 참가 가능성이 높다.
애초 당내에선 국회의장에 서청원 의원, 당 대표에 최경환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과반 달성 실패로 판세가 달라졌다. 이주영·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원 원내대표도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반면 다음달 초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에는 친박계인 유기준·홍문종·정우택·조원진 등이 거론된다. 비박계에선 나경원 의원이 4선 여성 원내대표를 내걸고 경선에 나설 전망이다.
◆더민주는 범친노와 비주류의 맞대결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자리 싸움은 범친노와 비주류의 맞대결로 압축된다. 범친노 계열 당 대표 후보로는 이해찬 무소속 당선자와 정세균, 김진표 당선자 등이 꼽힌다. 비주류에서는 김종인 더민주 대표, 송영길 김부겸 당선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해찬 의원이 (김종인 대표에게)사과부터 받겠다”고 말하는 등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범친노와 김 대표간 자존심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의 김 대표 행보를 고려할 때 당 대표 추대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범친노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내대표 경쟁 역시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전망이다. 더민주는 5월 둘째 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20대 국회를 기준으로 3~4선 의원 가운데 10여명이 출마를 결정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선 의원 중에서는 19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활동한 이상민 의원이 출마를 결정했다. 변재일 설훈 안민석 조정식 의원 등이 검토 중이고 3선에서는 우상호 안규백 의원 등이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 3당 주역 주승용에 유성엽·김동철 등 도전
국민의당의 차기 원내 사령탑으로는 주승용 현 원내대표와 유성엽 김동철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지금까지만 하고 그만두려고 시작하진 않았다”며 제3당의 역할을 원내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부의장 중 한 명은 국민의당 의원이 하는 게 맞다”면서도 내가 한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유성엽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유 의원이 원내대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직에)도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을 시절에도 원내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한편 국민의당 내에선 국회 부의장 후보로 4선으로 20대 국회에 복귀한 조배숙 의원이 부상하고 있다. 야권 내 여성 중진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내부 평가 덕이다.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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