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다산네트웍스, 나스닥기업 사들였다
입력 2016-04-12 17:47  | 수정 2016-04-12 20:05
코스닥 상장 통신장비 전문기업 다산네트웍스(대표 남민우)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통신장비 기업 존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글로벌 도약에 나섰다. 코스닥 상장기업이 나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산네트웍스는 존테크놀로지 주식 4666만3946주(58%)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인수하는 주식의 가치는 890억원이다. 이번 인수는 다산네트웍스의 미국 자회사 다산네트웍솔루션즈와 존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디에이코퍼레이션 간 합병을 통해 이뤄진다. 합병법인은 존테크놀로지의 자회사가 되며 다산네트웍스는 존테크놀로지가 발행하는 신주를 받으며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완료되면 다산네트웍스는 알카텔루슨트, 화웨이, ZTE 등 글로벌 거대 통신장비 기업들에 이어 초고속인터넷 장비 분야 글로벌 7위 기업이 된다. 수동형 광통신 분야만 놓고 보면 5위다.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는 "이번 결정은 다산네트웍스의 네트워크 사업의 주요 거점을 국내에서 북미로 이동시키는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라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하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톱5 네트워크 통신장비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장비는 분야가 다양한 데다 국가별 규격도 다르기 때문에 최근 기업 간 합종연횡이 잦은 분야다. 강점이 있는 제품군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연구개발(R&D) 등에서 중복 투자를 없애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다산네트웍스가 존테크놀로지 인수를 결정한 것 역시 존테크놀로지의 미국 내 영업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존테크놀로지는 전 세계 750개 기업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미, 유럽, 중동 등의 시장에 강력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 시장에는 기반이 전혀 없다. 다산네트웍스와 손잡음으로써 글로벌 시장을 두루 공략할 힘이 생기는 것이다. 다산네트웍스는 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반면 존테크놀로지는 일반 기업의 사내망이나 정부 행정망 등 특정 용도로 설계된 네트워크에 최적화된 장비를 취급한다.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앞으로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인수·합병(M&A) 절차가 마무리되는 6~7월께 존테크놀로지는 '다산 존 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다. 다산네트웍스는 약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2018년까지 2%로 끌어올려 톱5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현재 존테크놀로지의 시장 점유율은 1%로 8위권이다.
이를 위해 다산네트웍스와 존테크놀로지는 현재 강점을 가진 주력 시장에 상호 진입함으로써 점유율 확대와 매출 극대화를 꾀한다. 다산네트웍스의 북미 시장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스닥 상장사인 존테크놀로지의 시장 인지도와 플로리다 생산 기지를 활용하면 현지 기업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존테크놀로지가 구축해 둔 미국 내 3개 고객 지원센터를 활용하면 고객사 애프터서비스(AS)도 보다 원활해진다.
짐 노로드 존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는 "초고속 통신장비 시장에서 양사의 역량을 결합하면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M&A를 성사시킨 남민우 대표는 벤처기업협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성공한 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그는 활발한 M&A로 기업가정신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부터 핸디소프트, 모바일컨버전스 등을 차례로 인수했으며 2014년에는 솔루에타를 387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존테크놀로지 인수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그의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다. 남 대표는 "다산네트웍스의 성장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코스닥 기업이 나스닥 기업을 인수한 것을 보고 후배 기업인들이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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