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로봇투자자문단의 현실 진단 “규제완화·시장급변 대응이 숙제”
입력 2016-04-10 18:19 

‘로봇 vs 인간 투자대회 자문위원들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대회가 로보어드바이저의 능력을 가늠해 볼 좋은 기회라는데 동의했다. 다만 아직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이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일희일비 하지 않고 다각적인 측면에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경 로보투자대회 자문단은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전무 등으로 구성됐다.
문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계속 성장한다는 방향성은 이미 거스를 수 없다”며 이번 대회는 이제 첫걸음을 뗀 로보어드바이저 산업의 여러 측면을 살펴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불신으로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지 투자의 한축으로 자리매김할지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자문위원들은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의 한계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존 리 대표는 한 회사를 투자할 때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기업을 직접 방문해 대표도 만나보고 경영철학 등도 파악하는 것”이라며 기계는 알고리즘에 의해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를 절대 파악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펀드매니저의 업무를 돕는 보조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도 로봇 알고리즘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반면 인간은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회 평가 기준에 대한 조언도 잇따랐다. 문 교수는 대회 기간이 6개월에 불과해 수익률 결과는 운이 작용해 승부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인간 대표인 1조원 이상 펀드들은 시장상황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없는 핸디캡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펀드 수익률을 평가할 때 단순 수익률보다 벤치마크에 얼마나 달성하고자 노력했는지 등을 다각적으로 봐야 한다”며 수익률 위주로 관심이 흘러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반면 존 리 대표는 로봇은 투자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수익률로 평가 받아야 한다”며 수익률이 좋다고 하더라도 펀드매니저를 대체할 정도의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대회를 바라보는 투자자와 독자들의 관전포인트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미국 금리인상 등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불시에 발생했을 때 로보어드바이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마치 컴퓨터 버튼만 누르면 대단한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도 제시했다. 김 전무는 비대면 일임계약 규제를 빨리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 리 대표는 정부가 나서기보다는 민간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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