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설탕과의 전쟁 선언…`알룰로스` 개발한 CJ의 미소
입력 2016-04-10 15:05  | 수정 2016-04-11 08:26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맛은 설탕과 유사하면서도 열량이 훨씬 낮은 알룰로스 등 대체감미료 시장이 부쩍 커질 전망이다. 대체감미료는 아직 설탕이나 액상요리당 등에 비해 국내 당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미미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과 맞물려 업계가 향후 자발적으로 이 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감미료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CJ는 지난 2011년 설탕의 60%가량 당도를 지니면서 체내 당 흡수 저감 기능이 탁월한 자일로스 물질을 활용해 이를 설탕과 일정 비율로 섞은 ‘백설 자일로스 설탕을 내놓으며 일찌감치 국내 소비자 대상 대체감미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을 지닌 타가토스를 상품화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설탕 당도의 70%에 달하면서도 열량은 설탕의 5% 정도에 불과한 알룰로스를 세계 최초 생물학적 효소 기법으로 양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화학적 공법으로 알룰로스를 생산해 수율(생산효율)이 낮은 편이었다. CJ는 이 기술을 발판 삼아 지난해 미국 음료 제조업체를 상대로 알룰로스 수출을 시도했으며 올해 3월에는 알룰로스를 활용한 첫 국내 소비자용 제품(‘스위트리 알룰로스 ‘알룰로스 올리고당)을 선보였다.
알룰로스 60%에 올리고당 40%를 섞은 알룰로스 올리고당과 달리 알룰로스 99.15%로 만든 스위트리 알룰로스는 칼로리가 물엿 등 기존 요리당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CJ제일제당은 일단 올해 소비자용 알룰로스 제품 매출 목표를 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자일로스·타가토스를 중심으로 대체감미료 시장에서만 2013년 56억원, 2014년 74억원, 지난해 102억원 매출을 거둔 CJ는 올해 알룰로스까지 더해 대체감미료 분야 200억원 매출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정책 발표에 따라 ‘건강한 당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대체감미료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증대시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당류 제품 시장은 총 2484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설탕이 1439억원으로 가장 많고 올리고당·물엿 등 액상요리당이 940억원, 자일로스·알룰로스 등 대체감미료가 105억원 정도다. 대체감미료 중에선 CJ가 102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 역시 이 분야 상품 개발에 가세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상그룹 등 중견 식품업체들도 대체감미료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감미료 외에 음료나 유제품에서 설탕을 줄이려는 노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야쿠르트,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은 기존 유제품에서 당 성분량을 크게 줄인 리뉴얼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번 정부 정책에서도 당류 저감 핵심 대상으로 꼽힌 믹스커피 역시 업계 노력이 더해져 ‘저당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8월 기존 제품에서 설탕을 3분의1가량 줄이고 벌꿀과 자일리톨을 넣은 ‘맥심 모카골드 S를 출시했고 남양유업도 지난해 11월 당 함량을 25% 이상 낮춘 ‘프렌치 카페 저당 커피믹스를 내놨다.
특히 콜라의 변신이 기대된다. 이른바 ‘녹색 콜라로 알려진 ‘코카콜라 라이프가 국내에도 언제쯤 출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출시된 코카콜라 라이프는 천연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감미료로 맛을 내 기존 제품보다 설탕 함량과 칼로리가 30%가량 더 낮다. 코카콜라 상징인 빨간색 대신 녹색 캔 디자인을 활용해 화제가 됐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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