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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키는 야구…중요해진 손승락 ‘앞’
입력 2016-04-10 07:03  | 수정 2016-04-12 16:54
10일 부산 삼성전에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세이브째를 거둔 롯데 마무리 투수 손승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다시 한 번 롯데 자이언츠의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했다. 하지만 지키게 된 상황은 짚고 넘어갈만하다. 지키는 야구의 핵심인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9일까지 롯데가 8경기에서 거둔 4승(4패)는 직·간접적으로 불펜의 힘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과 홈개막전이었던 지난 5일 모두 2-1로 승리를 올렸다. 6일 경기도 11-1, 5회말 강우콜드게임으로 이겼지만, 선발 고원준이 1이닝만 던지고 급작스런 등 부위 담 증상으로 강판돼 이성민이 2회부터 이어받아 던졌다. 불펜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그래도 손승락이 경기를 마무리 한 세 경기가 올 시즌 롯데의 바뀐 모습이라 할 수 있다.
9일 삼성전도 마찬가지였다. 강민호의 만루홈런으로 쉽게 풀 수 있는 경기는 8회초 2점을 더 내주며 묘하게 꼬였다. 그 걸 푼 게 마무리 손승락이다. 조동찬에게 맞은 2점 홈런으로 7-4로 앞선 8회 2사 1, 2루에 등판했다. 신인왕 구자욱을 주무기 커터로 결국 삼진으로 잡으며 급한 불을 끄고 말았다. 9회에는 선두 타자 박한이에게 좌전 안타, 1사 후 이영욱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1, 2루에서 상대한 이승엽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고 만루에 놓였다. 다음 타자는 앞 타석에서 홈런을 친 조동찬. 하지만 초구에 2루수 땅볼을 유도했고, 타구를 잡은 정훈이 직접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1루 송구를 해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뭔가 불안했지만, 손승락은 3세이브째를 올렸다.
앞서 5일 경기에서도 손승락은 1⅓이닝을 던졌다. 8회초 SK가 1점을 따라 붙은 2사 2, 3루의 매우 터프한 상황에서 등판해 경기를 매조졌다. 9일 삼성전에서 투구수 19개였다면, 6일은 24개를 던졌다. 어쨌든 롯데팬들은 간만에 지키는 야구의 ‘묘미를 알게 됐다.
하지만 이런 패턴이 계속 이어지면 곤란하다. 개막전인 1일 넥센전을 빼고는 굳이 손승락이 등판하지 않아도 되는 차례에서 손승락이 나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가급적이면 손승락을 1이닝 이상 쓰지 않겠다”고 사용법을 정해뒀지만, 손승락이 나와서 승리를 매조진 3경기 중 2경기가 8회 등판이었다.
이는 손승락 앞에 나오는 투수들이 어떻게 던졌느냐와 관계있다. 5일 경기에서는 8회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이 무사 만루를 허용하며 꼬였다. 9일 경기에서는 강영식과 김성배가 삼성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결국 손승락이 약속된 9회가 아닌 8회부터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롯데시네마라는 오명을 얻은 롯데 불펜은 윤길현과 손승락을 영입하면서 순식간에 가장 안정적인 뒷문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둘로 매번 경기를 지키기는 힘든 일이다. 기존 불펜 투수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조원우 감독인 말한 손승락의 활용법도 최대한 터프한 상황에서 쓰지 않는 게 주된 내용이다. 물론 거액을 들여 영입한 마무리이라는 점에서 위기 상황에서 등판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상황자체가 매번 터프해서는 힘들 수 밖에 없다.
결국 손승락 앞에 나오는 투수들의 피칭이 중요하다. 위기 상황을 만들고 손승락에게 떠 맡기는 모양새가 계속 나와서는 롯데 불펜에 좋을 게 없다. 조원우 감독의 구상대로 손승락은 1이닝 마무리가 가장 이상적이다. 롯데의 지키는 야구는 마무리 손승락이 자체로도 관건이지만, 앞에 나오는 투수들의 활약도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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