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블루칩인터뷰] 김현지 “김해숙 선생님은 저만의 ‘영원한 스타’”
입력 2016-04-07 15:13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세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배우 김현지입니다! 저를 일단 소개하자면, ‘한 번 선택한 직업을 끝까지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웃음) 제가 굉장히 조용할 것 같은데 발랄하죠! 입 열 때와 안 열 때가 좀 달라요.(웃음) 도도할 것 같다고 보시는 분들이 ‘성격 엄청 좋다고 말할 때 기분이 좋아요. 이게 또 다른 저만의 매력 아니겠어요?



◇ 뮤직비디오 출연 경험, 소중한 자산 됐죠

저는 주로 뮤직비디오에 출연을 많이 했는데요, 보아, 손승연, 대성 씨 등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어요. 뮤직비디오는 보통 이미지캐스팅으로 이뤄져서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주로 나와요. 가끔은 노래를 직접 부른 가수 분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하는데, 빅뱅 대성 씨의 솔로 활동 곡 뮤직비디오에서 대성 씨의 여자친구로 나왔답니다.(웃음)

톱스타인 분과 함께 하니까 저도 엄청 떨렸어요. 뮤직비디오에서 다정했던 연인이 헤어져서 과거를 회상하는 여자로 등장하거든요. 제가 ‘빅뱅의 대성과 함께 하다니 신기하기만 했어요.(웃음) 촬영이 일본에서 이뤄졌는데 제가 혼자 활동할 때여서 일본으로 혼자 갔거든요. 처음엔 너무 낯설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제작진 분들이나 대성 오빠나 저의 사정을 알고 엄청 챙겨주셨어요.

사진제공=위드메이


제가 일본을 그 때 처음 간 건데 단체여행도 하고 맛집도 돌아다녔어요. 좋은 추억이 됐죠. 특히 대성 오빠는 제가 어렸을 때 열심히 봤던 ‘패밀리가 떴다 속 성격과 정말 똑같으시더라고요.(웃음) 톱스타니까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다정하게 해주시고 제가 혼자 온 걸 알고 매니저도 따로 붙여주셨어요. 사실 그렇게 신경써주기 쉽지 않은데 모든 사람에 그렇게 해주시는 걸 보고 저도 나중에 꼭 저렇게 주변을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뮤직비디오 경력이 좀 있는데, 하나를 찍으니 다른 뮤직비디오 감독님들도 조금씩 저를 찾아주시기 시작했어요. 특히 뮤직비디오 감독님들은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어 하시는 것도 있고요.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아, 한 번 할 때 매사에 잘 하고, 모든 인연을 잘 이어가야겠구나 깨달았어요.

주변에서는 운이 좋다고 해요. 운이 좋은 편이죠.(웃음) 하지만 100% 운이라 하면 좀 아쉬워요. 제가 첫 뮤직비디오 출연을 한 건 용기를 내서 메일을 보내서 이뤄낸 거였거든요. 진짜 소심한 성격인데 그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하나하나 해나가니 자신감도 생기고 더 도전하게 됐죠. 그 메일은 눈 ‘질끈 감고 보낸 건데, 그 클릭 한 번에 많은 게 바뀌었어요.

뮤직비디오 출연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영상에 나오는 제 얼굴을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됐죠. 회사를 들어온 것도 큰 전환점이 됐고요. 회사 들어오고 나서 더 큰 세상이 보였죠. 제가 ‘예쁜 척하는 걸 잘 못하는데 ‘아, 이런 거도 잘 해야하는 구나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이젠 예쁜 척 어느 정도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됐답니다. 그 ‘천방지축 소녀가 말이에요.


◇ ‘털털 소녀의 배우 성장기, 들어보실래요?

사진제공=위드메이


제가 경상도 울산에서도 정말 시골인 동네 출신이에요. 맨날 들판 뛰어다니고 장난치던 그런 애였죠. 저도 한 ‘털털하거든요. 그런 제가 서울에 온 것만 해도 엄청난 사건이었어요. 원래 ‘TV에 나오고 싶어 이런 마음은 있었지만 연예인은 제게 먼 꿈일 뿐이었죠. 어머니께서 공부를 정말 중요시하시는 분이라 열심히 공부하면서 내신 다지고 이랬어요.(웃음)

그런데 제가 고3 마지막 시험 전날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시험을 아예 못 보게 됐죠. 내신이 그대로 ‘끝이 난 거예요.(웃음) 그래서 빨리 입시 연기를 배워서 제가 가진 성적으로 방송연예과를 지원하는 걸로 진로를 바꿨어요. 당장 부산에 있는 연기학원 끊고 입시 연기 했죠. 그렇게 시작한 연기에, 저도 모르게 엄청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거 있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방송연예과에 들어오게 됐어요.

사실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아쉬운 점은 있죠. 이미지로만 보여줘야 하니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어요. 비슷한 이미지로만 보여지는 것 같아서 ‘내가 여기에 멈춘건가라는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경험하기도 했죠. 전 모델이 아니라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건데 조금씩 그렇게 제가 머물게 되는 게 보이더라고요. 마음 고생도 조금 했고, 나홀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생각이 달라요.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싶은 거죠. 배우는 평생 직업이고 지금의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는 게 가장 좋은 거잖아요. 지금의 나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 중 하나가 ‘청순인데, ‘그것만 하는 거 아냐라고 걱정하는 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쉬운 건 있지만 이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우고 쌓는 시간이라 생각해요. 또 다른 분들에겐 잡기 힘든 기회일 수 있는데 제가 배부른 생각을 했던 것도 같고요. 매사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내 인생선상에서 ‘청순을 가장 빛나게 보여주자 마음을 먹었어요.

사진제공=위드메이


생각이 달라지니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어요. 주관이 흔들리는 건 한순간 뿐이더라고요. 제 뚜렷한 주관만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배우로서 정진할 수 있을 것 같단 자신감이 들어요. 연기를 못하면 그건 많이 힘들겠죠. 하지만 그만큼 노력할 거예요. 좋은 말만 들으면서 발전할 순 없잖아요. 쓴 소리도 듣고 저를 성찰하고, 혼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여 성장으로 이어가야죠. 그렇게 생각하니 두려울 게 없어졌어요.


◇ 제 인생의 목표요? 김해숙 선생님과 한 작품 출연하는 것!

사실 제가 방송연예과 들어오게 된 건 ‘대입을 위한 전략에 의한 게 컸잖아요.(웃음) 진정으로 연기자에 대한 열망을 품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때 김해숙 선생님 연기를 보고 나서였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란 드라마에서 이보영 선배님 어머니로 나오시는데 피흘리고, 절규하는 모습이 제겐 충격으로 다가왔죠. 이렇게 사람이 변신을 할 수 있구나, 그 때 크게 느꼈어요.

사진제공=위드메이


한 번 쯤은 저런 ‘소름끼치는 변신을 해보고 싶단 강한 열망을 느꼈고, 그 때부터 정말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김해숙 선생님은 제 마음 속의 영원한 스타, 진정한 우상이에요. 꼭 만나 뵙고 싶어요. 만나면 어떨 것 같냐고요? 김해숙 선생님 나오는 드라마 오디션 보러 간다고만 해도 미칠 거 같은데.(웃음) 어머, 어떡해, 벌써 눈물 나오려고 해요.(웃음)

그러니 인생의 목표도, 한 번 쯤은 김해숙 선생님이 나오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하고 싶다는 것을 들 수 있죠. 지금 말고 좀 더 제가 경험이 많아지고 좀 더 잘 하게 됐을 때 김해숙 선생님과 한 앵글 안에서 대사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그렇게 나오고 싶어요. 운을 그 순간을 위해 좀 아껴놓고 싶어요.

앞으로 되고 싶은 배우요? 음, 일단 배우는 평생 하는 직업이니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이 직업만의 매력이라 생각해요. 그 매력을 꼭 잘 살리고 싶죠. 스펙트럼을 넓혀서 90대까지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고, 기대가 돼요. 지금은 고등학생부터 20대까지 소화를 할 수 있을 거고, 나중에 언젠가 나이가 들어 누군가의 연인이 되면 사랑 받는 여자만의 모습을 담을 수 있을 거고, 아이 엄마가 되면 아이 엄마만이 가진 연기를 할 수 있겠죠. 그렇게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진실되게 역할을 소화하고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