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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한효주-천우희, 노래는 거들 뿐…사랑의 욕망 `해어화`
입력 2016-04-04 17:53  | 수정 2016-04-04 17:5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과거를 돌이켜보자면 모든 사랑의 약속이 다 지켜졌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전 사랑의 약속을 믿고 싶어요."(유연석)
"사랑 그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그 관계나 마음, 시선 같은 게 변하는 것 같아요. 약속이기 때문에 지켜야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약속은 대부분 깨지기도 하잖아요. 그 약속이 깨졌다면 저는 사랑의 변질이라기보다 그냥 그 약속이라는 게 깨졌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천우희)
"무엇이 사랑인지 사랑의 정의를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연석 오빠 말처럼 저도 사랑을 믿고 싶은 마음이 강해요. 그래서 사랑의 약속도 믿고 싶고, 사랑 그 자체도 믿고 싶어요."(한효주)
1943년 비운의 시대,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 두 사람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해어화'의 주인공들이 이처럼 사랑의 약속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을 전했다. 쉽지 않은 사랑이지만 세 사람은 많은 고민을 해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해어화'는 시대적 운명 앞에 가수가 되고 싶은 절친한 동무였던 두 여인이 사랑 때문에 갈등과 파국을 맞는 내용이다. 뭐라 정의 내릴 수 없는 어려운 사랑이라는 존재에 주인공들은 방황한다. 한효주가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마지막 기생 소율 역을 맡고, 유연석이 당대 최고의 작곡가 윤우 역으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미래를 약속하지만 시대와 상황은 두 사람을 쉽게 이어주지 않는다. 천우희가 윤우의 마음을 비롯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희를 연기했다.
한효주는 4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해어화' 언론시사회에서 "악역이라고 하면 악역일 수 있다. 하지만 소율이는 내 안에서 악역은 아니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그렇게 몰고 가게 되는 것 같다. 보면서 나도 당황스럽긴 했지만 내 모습이 저런 모습과 얼굴이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걸 표현해내기 위한 마음이 괴로울 때가 많았다. 쉽지만은 않은 촬영이었다"며 "그래서 이 영화를 어떻게 봐줄까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연기적으로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한효주의 악역 변신에 이어 영화는 한효주의 노인 분장까지 눈길을 끈다. 한효주는 "감독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노인 분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사실 두려웠다. 연기를 잘못해서 영화가 잘못되면 어떡하나라는 고민이 많았다. 촬영을 시작하고서도 결정을 못 해서 촬영하는 내내 감독님과 상의를 계속했다. 감독님이 '지금까지 영화를 끌고 온 소율이가 마지막 대사를 직접 해야 관객이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라고 나를 설득해 도전했다. 하지만 노인 분장이 쉽진 않더라"고 덧붙였다.
영화 '한공주'로 청룡영화상 여주인공을 따냈던 천우희의 노래 실력과 감정 연기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천우희는 "'한공주'때처럼 이번 '해어화'도 겁탈신이 등장한다.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감독님께 '한공주'가 연상 안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겁탈신이 나로서는 꽤 예민했던 것 같다"며 "하지만 곤두서있었다기보다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고나 할까? 배우로서 연기할 때도 그렇고 관객으로 작품을 볼 때고 그렇게 조심스러웠던 마음"이라고 전했다.
천우희는 또 극 중 윤우를 사랑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동무가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한다는 감정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진 않더라.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며 "감독님이 '인간의 욕망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꽤 어려웠지만 고민을 많이 하고 연기했다. 반은 알 것 같기도, 또 반은 모를 것 같은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웃었다.
유연석은 천재 작곡가를 연기하기 위해 전작 드라마 촬영 때 건반을 가져가 연습하기도 했다. 연희와 소율의 마음을 변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유연석은 "소율에 대한 마음이 처음부터 변심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음악적 뮤즈라 생각했고, 어느새 달라진 마음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변화된 시선을 나중에 알게 된 것 같다"고 본인의 캐릭터를 대변했다.
'인어공주'를 연출한 박흥식 감독의 신작이다. 천우희와 한효주의 노래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13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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