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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3조 `여의도 IFC` 누구 품에…4일 매각 예비입찰
입력 2016-04-04 17:31  | 수정 2016-04-04 21:18
여의도 랜드마크인 국제금융센터(IFC)가 착공 10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다. IFC는 2006년 서울시가 동북아 금융허브 조성을 목적으로 미국 최대 보험회사인 AIG그룹과 손잡고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추진한 핵심 사업이다.
AIG그룹은 올해부터 IFC 전체 매각이 가능해지자 원매자 물색에 나섰으며, 시장에서 보기 드문 초우량 부동산 등장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IFC 전체 매도액은 최고 3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IG코리아부동산개발과 매각주간사인 이스트딜시큐어드는 이날까지 IFC 오피스타워 3개동과 콘래드서울호텔, IFC몰을 매각하기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이번 입찰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을 비롯한 다수의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투자 여부를 검토한 국민연금은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최소 보유 기간(10년)이 지나면 자산 처분이 가능하다는 당초 서울시와 맺은 계약에 따라 AIG그룹은 올 들어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 말 미국 최대 은행인 웰스파고의 자회사 이스트딜시큐어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지난달부터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인수 제안서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자산을 선택해 가격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세부 사항은 추후에 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003년 여의도를 '아시아의 월스트리트'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IFC 사업을 처음 논의했다. IFC가 들어서면 일자리 창출과 해외 비즈니스 고객 및 관광객 증가 등 경제효과는 물론, 국제 금융허브로서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그해 6월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모리스 그린버그 당시 AIG 회장은 IFC 공동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IFC 사업 논의는 2006년 이후 구체화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AIG그룹과 토지 임대 및 운영 조건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 기간 5년 동안 임대료를 면제해주고 임대 기간 50년이 지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49년을 추가로 계약할 수 있지만, 계약이 끝나는 99년 뒤에는 서울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내용이었다. 민간 기업이 건설해 일정 기간 운영 수익을 거둔 뒤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는 BOT 방식인 셈이다.
IFC는 2006년 12월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들여 착공에 들어갔다. 2011년 11월 오피스타워Ⅰ 개장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순차적으로 완공됐다. 국내 최대 쇼핑몰인 롯데월드몰(42만8934㎡)보다 넓은 용지에 오피스타워 3개동(Ⅰ·Ⅱ·Ⅲ)을 비롯해 6성급 호텔인 콘래드서울호텔과 복합쇼핑센터인 IFC몰 등이 잇따라 들어서며 IFC는 명실상부한 여의도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부동산 투자 업계는 지금이 가장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여서 서둘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에 소유권을 넘기는 기한이 짧아질수록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줄어들어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준공된 지 얼마 안 돼 지금은 건물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피스타워Ⅲ의 높은 공실률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이 빌딩의 공실률은 약 70%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이 오피스타워Ⅲ 이전을 위해 서울 다동 사옥을 매각하려 했지만, 우선협상자인 마스턴 리츠(REIT's)가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으면서 무산된 영향이 컸다. 89년 이후 서울시에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는 점도 가격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희망 가격이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의견차를 좁히는 일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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