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 위장약 보령 겔포스엠 미국 간다
입력 2016-04-04 16:03 

제약업계에서 미국 시장은 메이져리그에 비유된다.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 미국 시장은 절반을 넘어설 뿐 아니라 그 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그동안 까다로운 승인 절차 등으로 피해왔던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해외시장에 성공 경험을 가진 제약사들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약과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진검승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령제약은 지난달 31일 제산제인 ‘겔포스엠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선적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미국의약품코드(NDC)에 등재돼 판매를 허가받은 ‘겔포스엠은 이달 말부터 미국 전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겔포스는 지난 1975년 출시된 이후 40년 동안 총 16억 5700만포가 판매된 국민 위산 억제제다. 한해 1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보령제약의 효자 품목이다. 지난 1992년 국내 완제의약품 중 최초로 포스겔(phosgel)‘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 100억 원의 현지 매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두자릿수씩 성장하며 현재 500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 대만에도 진출했고 미국은 겔포스엠이 진출하는 3번째 국가다.
겔포스엠은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보다 FDA의 판매 허가를 받기가 수월한 편이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미국 위장약 시장은 2014년 IMS 테이터 기준으로 약 20억 달러 규모(약 2조 2000억원)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세계 1위 제산제를 목표로 전세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최근 패치형 치매치료제 ‘SID710에 대한 FDA 판매 허가 신청했다. 노바티스의 ‘윈드론 패치의 세계 최초 제네릭인 이 제품은 SK케미칼이 세계최초의 관절염 치료 패치 ‘트라스트를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살려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 2013년 유럽연합(EU)내 첫 번째 엑셀론 패치 제네릭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주요 13개국 시장에 진출했고 동일 성분 제네릭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며 3년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SK케미칼이 EU에 이어 진출을 앞둔 미국 패치형 치매치료제 시장은 2015년 IMS 기준 연 매출 6억1800만 달러(약 7124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대웅제약의 항생제 ‘대웅메로페넴주가 우리나라 전문약 복제약 제품 중 처음으로 FDA허가를 받아 미국에 진출했다. 대웅메로페넴주는 폐렴, 복막염, 패혈증 및 세균성 수막염 등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다. ‘메렘이 오리지널 제품으로 미국 시장규모가 2000억원에 이르는 제품이다. 이 외에도 바이오의약품 전문 업체인 셀트리온은 이달 류머티스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미국 판매를 위한 FDA의 승인이 예상된다. 셀트리온이 허가를 받는다면 항체 바이오약품 바이오시밀러 중 처음으로 FDA허가를 받은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7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세계 제약 시장에서 미국 시장은 5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협회는 국내 제약업체들의 미국 진출 움직임에 따라 지난달 30일 주한미국대사상무부와 공동으로 ‘미국의약품시장진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70~80명의 제약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FDA 허가 과정 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