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이블씨엔씨, 명품 브랜드 ‘따라하기’ 계속하는 까닭이
입력 2016-04-04 15:44 
나스의 ‘새틴 립 펜슬’(왼)제품과 최근 어퓨에서 출시한 ‘컬러 립 펜슬’제품(우). 검정색 연필 모양에 각 색상을 아래에 디자인 하는 등 유사한 외관과 직접 타 제품을 언급한 어퓨의 비교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았다. [사진출처 = 각 브랜드 제공]

에이블씨엔씨가 명품 브랜드 ‘따라하기 전략을 다시 선보였다.
이에 대해 화장품 업계는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지만 소비자들은 비슷한 제품을 절반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어퓨는 립 제품을 출시하면서 립펜슬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나스를 저격하고 나섰다. ‘어퓨에서 출시됐다고 나스에게 전해라!는 광고 문구로 자신들의 신제품과 기존 유명 브랜드의 상품 비교광고를 선보인 것이다.
어퓨가 내놓은 컬러 립 펜슬 8종은 검정색 두꺼운 연필 모양에 끝에 각 제품의 색을 표시하고 있는 디자인이다. 나스의 ‘새틴 립 펜슬과 비슷한 모습이다. 나스 립펜슬은 3만6000원이지만 어퓨의 신제품은 6000원 아래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

에이블씨엔씨가 기존 유명 제품을 겨냥해 신제품 출시를 홍보하는 전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에이블씨엔씨의 또 다른 브랜드 숍 미샤는 에스티로더의 인기제품인 ‘갈색병(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렉스)이나 SK-II의 페이셜 트리트먼트 피테라 에센스의 성분은 물론 제품 디자인을 따라한 ‘보라색병(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과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등을 선보이며 제품 비교를 자처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장품 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처음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이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 먼저 진출한 타업체의 제품 인기에 무임승차하는 전략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제 살 깎아 먹기가 됐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을 겨낭한 제품 출시로 미샤를 상징하거나 타 업체와 차별화한 인기상품을 쉽게 떠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로는 해당 업체와의 껄끄러운 소송전 또한 벌어진다. SK-II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한국피앤지(P&G)는 지난 2014년 미샤를 상대로 자사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당시 대법원은 일부 성분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미샤의 손을 들어줬으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에 이어 업계 3위에 있는 에이블씨엔씨의 모양새가 구겨졌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으로 나왔다.
‘따라하기라는 구설수에 상표권 소송전까지 각오하고 에이블씨엔씨가 또다시 비슷한 전략을 펼친 이유는 소비자의 호응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과 유사하면서도 최대 80%이상 저렴해 가격대비 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통한 듯 보인다.
실제 미샤의 보라색병은 출시 1년 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되며 단숨에 미샤 대표 상품으로 올라섰다. SK2 피테라 에센스를 따라한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함께 출시 이후 전체 판매순위 5위권 밖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어퓨의 립제품 또한 나스 ‘저렴이(고가의 화장품과 성능과 색감이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더 싼 제품)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어퓨에서 고가의 화장품 브랜드를 언급해 소비자 관심을 얻은 결과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어퓨 립제품 광고의 경우는 기존 제품을 따라하기 보다는 ‘~전해라 라는 유행어에 립펜슬로 유명한 브랜드를 언급했을뿐 비교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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