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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문화춘풍’④] 쏟아지는 멜로, 결과는 ‘글쎄’
입력 2016-04-04 15:34 
[MBN스타 손진아 기자] 멜로 장르가 침체를 겪고 있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매해 극장가에는 멜로 영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흥행 성적은 아쉬움이 가득하기만 하다.

올해 초 개봉한 멜로 영화들만 봐도 씁쓸한 성적을 거두었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진한 감성멜로. 그러나 개봉 직후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와 오히려 독이 된 밋밋한 반전 결말이 혹평을 자아내면서 아쉬운 성적(43만 명)을 거두었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 역시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안 하는 거 참 많은 철벽녀와 맘만 먹으면 다 되는 맹공남, 그들이 하룻밤을 걸고 벌이는 밀당 연애담을 담아 흥미를 모았지만, 허술한 전개와 크게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을 법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살리지 못하면서 65만 명을 모으는 것으로 100만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금기된 사랑을 미화했다는 부분부터 개연성과 설명의 부족 등이 지적되며 아쉬운 성적(20만 명)을 나타냈다. SNS를 이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은 영화 ‘좋아해줘(감독 박현진)도 다양한 색깔의 연애담을 전하고자 했으나 84만 명을 모으며 100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영화평론가 허남웅은 오래전부터 멜로영화가 잘 안 돼왔다. 멜로가 사실은 되게 쉽게 만들 수 있는 장르라 생각하지만 되게 어려운 장르다. 누구나 사랑을 하고 사랑을 아니까 거기서 특수성을 찾는 게 되게 힘들지 않나. 작년에 ‘이터널 선샤인 재개봉 이후에 사람이 많이 모아졌던 것도 그만큼 멜로영화가 좋은 게 없으니까 그런 것”이라며 10년 전에 그 작품이 워낙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특별한 멜로물이 안 나오다 보니 (관객들이) 찾지 않게 된다. 충무로에서도 만들려고 하지만 잘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은 멜로영화를 너무 달달하게만 만든다고 할까. 어떤 기획 영화여도 좋고, 멜로영화로서의 방점 같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요즘에 나오는 멜로 영화들은 너무 지나치게 달달하거나 오글거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만 치중하고 멜로로서의 감칠맛을 살리는 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그러다보니 관객들은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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