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기획…‘뮤지컬 아역’①] 뮤지컬 키즈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입력 2016-04-04 15:29 
[MBN스타 금빛나 기자] 뮤지컬 무대 위 아역들의 기세가 무섭다. 과거 구색을 맞추기 위해 잠시 무대에 올랐다가 금방 내려오는 아역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한 두 넘버는 너끈하게 소화할 뿐 아니라, 무대 위 묵직한 존재감으로 팬층을 형성하기도 한다.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어린 루돌프로 존재감을 알린 윤예담(11)의 경우 제발 이대로만 잘 자라다오”라며 흐뭇한 시선으로 그를 응원하는 누나 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뮤지컬계에서 소문난 아역배우인 윤펠릭스(12)는 최근 뮤지컬 ‘레미제라블 ‘프랑켄슈타인등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어린 빅터가 된 윤펠릭스는 단백질과 유기질의 결합. 전기 자극 반응하는 세포 뇌신경은 중추신경 손상 높아 부패한 시체에 적용될 수 있다”는 어려운 과학용어가 섞인 대사도 자연스럽게 읊으며, 성인 배우들도 어렵다는 감정연기를 펼치며 어른 관객들의 눈물을 훔쳐낸다.

뮤지컬 무대에서 아역 배우들의 활약은 귀엽다”라는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단순히 아역배우가 아닌 극의 흐름에 따라 연기하고 노래하면서, 제 몫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는 아역배우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아역배우들의 출연 빈도와 역할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관리하는 스태프도 등장했다. 젊은 여성이 사교장에 갈 때 동행하는 보호인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서 시작된 샤프롱은 뮤지컬계에서 아역 배우를 관리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샤프롱은 단순히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아닌, 아역 배우와 무대를 이어주는 중간 관리자인 만큼 공연에 대한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공연팀 안에서 샤프롱을 선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뮤지컬 ‘원스에서는 뮤지컬 배우인 이수영이 샤프롱 역할을 했다. 현직 뮤지컬 배우인 만큼 공연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당시 아동미술 및 심리상담 공부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아역배우의 스케줄에 따라 스케줄이 정해지는 샤프롱들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컨디션 체크 및 관리에 집중한다. 필요에 따라 음악 및 연기 지도를 하기도 하며, 연출가가 요구하는 것들을 쉬운 말로 풀어주기도 한다.


이수영 씨는 연습하면서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한다든지, 물을 먹고 싶다고 할 때 물을 주는 등 사사로운 것부터 안무나 연기, 노래 등에서 놓치는 것이 있으면 알려주는 등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했다”며 샤프롱의 역할이 가장 크게 발휘 될 때는 공연 시작하기 2시간 전이다. 아역배우의 컨디션을 체크한 다음에 그것을 토대로 무대감독에게 전달해 최대한 좋은 상태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샤프롱으로 활동했던 당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성인 배우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만큼 아역배우들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연습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동안 집중해서 연기에 몰두하는 연습시간은 3~4시간 사이이며, 연습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공연 전 연습실에서 연습을 할 때부터 마지막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아역배우들은 샤프롱의 보호를 받아 연기를 펼친다. 무대에 오르는 시간을 제외하고 공연이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간은 샤프롱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며, 퇴근 또한 이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뮤지컬 아역배우로 있는 대부분의 시간들은 샤프롱과 함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루종일 아역배우와 함께 하면서 샤프롱들이 겪는 고충도 많다. 샤프롱으로 활동했던 한 공연관계자는 아역배우들의 나이가 어리다보니 정서적인 돌발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를테면 연습 때에는 예쁘게 잘했는데, 정작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너무 긴장해서 아이들이 울거나 힘들어 하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힘들어 할 때 최대한 달래고 위로하면서 분위기를 바꿔주고자 했는데, 이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설득하는 일이 무척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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