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맛의 유혹’에서 벗어나라, 한국도 위험
입력 2016-04-04 14:56  | 수정 2016-04-05 15:08

당 땡긴다”
사무실 업무가 끝난 뒤, 학교 시험이 끝난 뒤 우리는 ‘달달한 맛을 찾아 나선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몰려올 때 휘핑크림 한 가득 올라간 커피 한 잔에 초코 케이크 한 조각이면 없던 힘도 다시금 샘솟을 것만 같다.
입 안 가득 녹아내리는 설탕가루와 혀 끝에 맴도는 기분 좋은 달콤함. 그 맛에 중독됐다면 건강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알코올만큼이나 위험하다는 ‘단맛의 유혹. 한국인의 식습관도 설탕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 단맛 찾는 한국인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DRI)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1.4g이다. 이는 설탕 15스푼을 넘는 양이다. 1일 평균 에너지 섭취량의 12.8%를 당류에서 섭취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총열량 중 섭취량 비율(10%)보다 높다.
특히 가공 식품을 통한 첨가당 섭취량은 아동·청소년들 사이에서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12∼18세 학생들이 1년간 마시는 평균 탄산음료는 1.5L짜리 17병이다. 이는 30∼49세 성인(6병)의 3배 가까이 된다. 과일주스는 180mL 병 기준으로 83병이나 된다.

◆ 왜 달콤함을 찾는가
짜고, 맵고, 고소하고 여러 가지 맛이 있지만 왜 우리는 유독 ‘단맛에 중독될까. 바로 뇌가 원하기 때문이다.
체내의 다른 기관들과는 달리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뇌가 피로할 때 우리 몸은 포도당을 찾는다. 포도당을 갈구하는 뇌를 가장 빠르게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설탕과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중 포도당을 빠르게 올려줘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 마약과 같은 단맛
설탕을 섭취한 뇌는 에너지원을 공급받은 뒤 힘이 솟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또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증가해 잠시나마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경험을 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한번 이런 경험을 한 뇌는 혈당 수치가 떨어질 때마다 정제된 탄수화물을 찾게 되고, 단맛의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단맛은 입과 혀로 달콤함을 느끼는 바로 그 순간 즉각적 쾌락이라는 보상을 준다. 쾌락에 익숙해진 뇌는 점점 더 강하고 즉각적인 단맛을 요구하게 된다.
◆ 당신의 건강이 위험하다
영양학계와 의학계에서는 당류가 알코올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설탕의 유혹을 지금보다 더 강하게 뿌리쳐야 한다고 말한다.
식이섬유나 무기질 같은 성분 없이 단맛만 내는 설탕은 몸에서 분해, 흡수되는 속도가 빨라 혈당이 순식간에 치솟는다. 이는 혈당을 요동치게 만들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당분의 과잉 축적으로 비만을 초래하거나 위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단맛과의 전쟁을 선포한 나라들
세계 각국에서는 반(反) 설탕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018년 4월부터 청량음료의 설탕 함유량에 따라 ‘설탕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설탕과의 전쟁을 공식 선언했다.
2012년 프랑스 정부는 탄산음료 세금 도입을 제도화했고, 2013년 9월에는 멕시코가 탄산음료에 10%의 설탕세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에서 2015년부터 탄산음료와 냉차에 함유된 설탕 1온스(약 28.35그램)마다 설탕세 1센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당 줄이기에 전면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의 날(4월 6일)을 앞두고 이르면 이번 주 당 저감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공식품에 첨가한 당의 양을 따로 표기하게 하고 제품을 가공하거나 조리할 때 당을 적게 넣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