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英 정상의 경고 “IS, 드론으로 더티밤 공격 계획”
입력 2016-04-03 19:3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잇따라 더티밤 테러공격을 경고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캐머런 총리가 기자들과 만나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들이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서구 주요 도시에 방사성 물질을 살포하는 더티 밤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는 테러리스트가 핵 물질을 확보한다는 것은 끔찍한 악몽”이라며 벨기에 테러를 보면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걱정했다. 캐머런 총리는 핵테러에 대비해 무장 경찰을 1000명 이상 늘리고 주요 도시에 대(對)테러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핵안보정상회의에서 IS 미치광이들이 핵물질을 손에 넣는다면 분명히 무고한 사람들을 대량으로 살상하는 데 이용하려 들 것”이라며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위협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과 하나 크기의 핵물질로도 지구상에 수십년간에 걸친 인도주의적, 경제적, 환경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IS는 이미 화학무기를 쓴 바 있고, 알카에다도 오랫동안 핵물질 확보를 노려왔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다행히 지금까지는 국제사회의 협력과 노력으로 알 카에다, IS와 같은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지구상에는 2000t에 달하는 핵물질이 재고로 남아있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며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핵물질이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병원 등 의료시설에서 불법으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인터넷상에서 사고팔리는 소위 ‘다크 웹을 통해 핵물질이 테러리스트 수중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를 가장 경계했다. 테러리스트들이 대도시 상공에서 드론을 이용해 방사능 물질을 살포하거나 3D프린터를 이용해 방사능 물질과 결합된 폭발물을 제조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군특공대가 더티밤을 무력화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 회의를 통해 공개됐다. 미국 국방부는 방사능 등 유해 화학물질 탐지가 가능한 특수섬유를 개발, 군복에 적용하기 위해 7500만달러(860억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추가 개최 계획이 없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를 마친뒤 참가국들은 테러리스트들의 핵물질 취득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 공조를 촉구하는 ‘워싱턴 코뮤니케와 5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해 시작된 핵안보정상회의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격년으로 모두 4차례 열렸다.
■ <용어설명>
▷더티 밤(Dirty Bomb)이란 불특정 다수를 향해 방사능 물질을 방출해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일종의 생화학무기다. 폭발물에 방사능 물질을 탑재하거나 방사능 물질을 대기에 대량 살포할 수 있는 수단을 장착하고 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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