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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TV’ 종영②] 장수 프로의 잇따른 종영…‘세월이 야속해’
입력 2016-04-01 17:14 
[MBN스타 유지혜 기자] 방송가의 봄은 잔인하다. ‘봄 개편이라는 서슬 퍼런 칼날에 많은 프로그램들이 폐지나 변화를 맞이하는 시즌이기 때문. 특히 2016년 봄 개편 시즌에는 지상파 3사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프로그램들이 한꺼번에 종영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700회가 넘는 회차를 진행하며 2001년 이후부터 시청자 곁을 지켜온 MBC ‘찾아라! 맛있는TV가 오는 2일 마지막 방송으로 최종 종영한다. 토요일 아침을 상징했고, 국내 최장수 ‘먹방 프로그램이었던 ‘찾아라! 맛있는TV는 15년 세월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장수 프로그램의 종영은 ‘찾아라! 맛있는TV 뿐만이 아니다. MBC에서 일요일 아침 8시 방영됐던 ‘해피타임이 종영을 하고, 2009년부터 방송된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가 지난 달 28일 별다른 고지 없이 갑작스럽게 종영을 했다.



다른 지상파 방송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무려 21년 동안 연예가 소식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왔던 SBS ‘한밤의 TV연예가 지난 달 23일 방송을 끝으로 ‘잠정 방송 중단에 돌입했고,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위기탈출 넘버원도 오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이 모든 프로그램들이 사실상 기본 5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10년, 혹은 20년 이상 된 프로그램들도 2016년 봄 ‘추풍낙엽 마냥 종영을 하게 됐다. 아쉬움이 크지만 급변하는 방송가에서 오랜 세월 동안 프로그램을 유지해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원망할 수는 없다.

사실 ‘찾아라! 맛있는TV 같은 경우는 ‘쿡방의 유행 속에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변화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돼 종영을 맞이했다. 단순히 요리 레시피를 전달해주거나 맛집의 위치, 메뉴 등을 전했던 포맷에서 최근 ‘먹방 혹은 ‘쿡방은 요리 대결, 맛집에 대한 독설, 음식에 대한 조예 깊은 토크 등 다양한 포맷으로 발전됐다.

다양한 포맷이 개발되는 상황에서 ‘찾아라! 맛있는 TV도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젊은 출연자들을 MC로 기용하고, 다양한 코너를 통해 재미를 주고자 했지만, 기존의 포맷에서 오는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 오래된 역사가 ‘자랑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가 된 것이다.



‘위기탈출 넘버원이나 ‘해피타임 등도 비슷하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한때 책으로 출간돼 불티나게 판매될 정도로 다양한 파생콘텐츠까지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워낙 오랜 세월 안전 문제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점점 소재 고갈이 왔다. 최근 스튜디오 신설, MC 대거 개편 등의 변화를 이끌었지만, 결국 폐지를 하게 됐다.

세월의 흐름 때문에 콘텐츠의 소재 혹은 포맷의 한계가 발목을 잡아 프로그램들의 종영을 가져오게 됐다. 하지만 아쉬운 건 나름대로의 변화를 꾀해 이제 막 성과를 보려고 하는 시점에서 프로그램들을 봄 개편의 시즌에 맞게 종영을 시켰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에게는 ‘찾아라! 맛있는TV와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한 ‘먹방 프로그램이 아닌 ‘추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오랜 세월 시청자와 함께 했기 때문에 더욱 상징성이 강하다. 다른 장수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프로그램으로 보기보다 상징성을 가진 하나의 고유 콘텐츠로 남았다면 어땠을까.

‘토요일 오전을 ‘찾아라! 맛있는TV로 시작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이들의 종영이 마냥 아쉬울 뿐이고,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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