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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호실적에 직원들 급여도 껑충…메리츠證 최희문 `여의도 연봉 1위`
입력 2016-03-31 11:05  | 수정 2016-03-31 14:24

지난해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대형 증권사 직원들의 급여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등기임원들의 평균 보수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증권가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CEO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로, 증권사 직원 30년치의 연봉과 맞먹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대형 증권사 직원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인당 8740만원으로 전년도 7470만원보다 17.0%나 증가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의 직원 3036명의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으로 전년도 8900만원보다 39.8%나 증가했다. NH투자증권에 이어 메리츠종금증권(11억1250만원), 삼성증권(1억710만원) 등 두 곳이 억대의 평균 급여를 기록했다.
대형증권사 가운데 평균 급여가 가장 낮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평균 급여가 NH투자증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5480만원에 그쳤다. 한화투자증권(6800만원), 미래에셋증권(7110만원) 등도 대형 증권사 가운데 비교적 급여가 낮은 곳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인 20개 증권사 가운데 급여가 뒷걸음질친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 단 두곳 뿐이었다. 이들 증권사는 2014년 직원 급여가 나란히 업계 1, 2위를 기록했던 곳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4년 9500만원으로 업계 1위의 평균 급여 수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9000만원으로 줄어 8위로 밀렸다. 2014년 9300만원(2위)이었던 하이투자증권의 직원 평균 급여는 8900만원(9위)으로 줄었다.
직원들의 월급 봉투는 두둑해졌지만 임원들은 호실적의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대형증권사 등기 임원의 평균 보수는 2014년 6450만원에서 지난해 6430만원으로 0.4% 감소했다. 직원들의 급여가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임원들의 보수는 거의 늘지 않은 것이다. 20개 대형 증권사 가운데 등기임원의 보수가 전년도보다 증가한 곳은 절반이 조금 넘는 12곳에 그쳤다. 특히 삼성증권의 등기임원 평균 보수가 46.4%, 대우증권이 30.4%, NH투자증권이 16.3% 감소하는 등 대형사들의 다이어트가 업계 평균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임원들 평균 보수가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유안타증권이다. 동양 사태 이후 지난 2014년 유안타라는 새 주인을 만난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5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임원 평균 보수도 2014년 2660만원에서 553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 업계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직원들 평균 급여 증가율도 39.3%로 업계 1위였다.
20개 대형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직원 급여가 감소한 신한금융투자와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임원 급여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직원 급여가 5.3% 감소한 반면 임원 보수는 13.2% 늘었고, 하이투자증권은 직원 급여와 임원 보수의 증가율이 각각 -4.3%, 17.5%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CEO는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로 지난해 연봉이 27억63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증권사 직원 평균 급여의 31.6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김석 삼성증권 전 사장에 이어 2위였으나 김석 전 사장이 지난해 삼성 사회공헌위원회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증권가 최고 연봉자에 올라섰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24억9000만원), 김용범 전 메리츠종금증권 각자대표(17억2700만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17억2500만원),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15억46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27년간 부국증권 감사직을 맡았던 권기현 전 감사는 퇴직금으로만 10억7200만원을 받아 7번째 거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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