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당신의 과식은 부엌으로부터 시작된다?
입력 2016-03-28 15:17  | 수정 2016-03-29 15:38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계절이 찾아오면 누구나 한 번 쯤 다이어트 결심을 하곤 한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핵심인 ‘건강한 식습관을 꾸준히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이어트 최대의 적인 ‘과식이 항상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자꾸 과식의 유혹에 빠지는 것일까.
최근 미국 코넬 대학(Cornell University)의 식품 브랜드 연구소(Food and Brand Lab)는 부엌의 모습과 환경이 과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엌은 그 모습에 따라 과식으로 들어서는 입구가 될 수도 있고, 건강한 식습관의 시작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식품 브랜드 연구소는 총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실험은 부엌의 청결도와 식욕 간의 관계였고, 두 번째는 부엌에 어떤 식료품을 놓느냐에 따라 비만도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부엌의 청결도와 식욕 간의 상관관계를 실험하는 연구에는 총 196명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 중 절반은 깨끗하고 조용한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은 닦지 않은 접시, 신문지, 음식물 등이 놓인 더러운 주방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연구진들은 두 집단이 머물고 있는 부엌 식탁 위에 과자와 쿠키 등을 놓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더러운 부엌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이 청결한 부엌에 있던 사람들보다 두 배가 넘는 양의 쿠키를 먹었다. 더러운 부엌이 사람들로 하여금 청결한 부엌에 있던 사람보다 10분 간 53칼로리가 넘는 양을 섭취하게 만들었다.
연구를 이끈 레니 바타니안(Lenny Vartanian) 박사는 사람들은 주로 정돈되지 않은 환경이나 감정 통제가 힘들 때 과식을 한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퇴근한 뒤 과식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퇴근한 뒤 집에 돌아오면 아침에 급하게 출근 하느라 남긴 음식물 혹은 어지럽혀 있는 접시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우리는 하루 종일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피로도가 쌓여 배고픔에 대한 조절이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실험에선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 200명에게 자신의 주방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연구진은 부엌에 놓인 식료품과 사람의 비만도 간 상관관계를 발견할 수 있었다. 부엌 곳곳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더 많이 놓아둔 사람이 시리얼이나 설탕, 조미료와 같은 식료품을 놓아둔 부엌의 주인보다 평균 24에서 26파운드 가량 몸무게가 덜 나갔다.
또한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대용량 식품들이 많이 배치돼 있는 부엌의 주인들이 일반 용량의 식품들을 많이 비치해 둔 사람보다 비만률이 높았다고 발표했다. 과자나 감자칩 같은 간식들을 눈에 보이는 곳에 놓아둔 사람보다 선반이나 서랍에 넣어둔 사람의 비만도가 훨씬 적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바타니안 박사는 다이어트를 꿈꾼다면 부엌의 환경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선 식료품을 구입할 때 먹을 만큼만 구매할 것, 과자나 간식은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할 것, 식료품을 대용량으로 구입했다면 작은 통에 나눠서 보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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