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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Best] ‘건강해진 독수리’ 한화의 정상 정복
입력 2016-03-28 07:01 
한화 이글스의 과감한 투자. 불펜 투수 역대 최고액에 한화로 이적한 정우람은 긍정적인 연쇄 효과를 만들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3주간의 모의고사는 모두 마쳤다. 1위부터 10위까지, 등수는 정해졌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하나의 준비과정일 뿐이다. 저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길은 꼭 하나가 아니다. 10개, 20개, 30개 등 수많은 길이 놓여있다.
모두가 ‘최고를 꿈꾼다.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누구든지 가을야구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그 외에도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그렇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준비했으며 갈고 닦았다. 7개월 뒤에는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최상의 방식은 무엇일까. <편집자 주>

건강해진 한화의 우승 도전
지난 2015시즌 화제의 팀 한화 이글스는 오프시즌에도 가장 뜨거운 장면을 연출했다. 전력보강에 그 어떤 팀보다 더욱 과감한 투자를 한 것.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높았던 투수 정우람을 4년 84억원에 데려왔다. 심수창에게도 4년 총액 13억원을 안겨주는 등 겨울 행보는 여전히 과감했다. 자팀 FA인 김태균, 조인성에게도 걸맞은 대우를 해주며 눌러 앉혔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중 첫 해 최고 몸값을 기록한 윌린 로사리오는 일단 현명한 투자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범경기서 홈런 4방을 치면서 좋은 출발을 알렸다. 정규시즌 활약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또 지난 시즌 후 열린 2차 드래프트서도 3명 모두 즉시 전력으로 쓸 베테랑들을 데려왔다. 장민석, 차일목, 송신영을 선택한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요긴한 자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어쩌면 ‘(야)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겠다.
선수층은 확실히 두꺼워졌다. 가용 자원이 많아지면서 김성근 감독의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마운드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는데, 시즌을 앞두고 마운드를 대폭 강화하면서 단숨에 우승후보로 격상했을 정도. ‘1군급 투수 숫자가 늘어나면서 희망적인 전망들이 솔솔 뿌려지고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벌떼 마운드를 예고했지만, ‘청정 지역도 있다. 고정 마무리로 유력한 정우람의 시범경기 6⅓이닝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 기록은 든든하기만 하다. 탄탄한 뒷문이 만들어지면서 생길 시너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권혁, 박정진 등에 대한 의존도는 자연히 줄어들 수 있고 그라운드 밖에서부터 끊임없이 한화를 프라이팬 위로 올려두었던 ‘혹사 논란도 조금은 식을 수 있지 않을까.
김성근 감독이 한화 지휘봉을 잡은 두 번째 해. 단숨에 우승후보 평가를 받고 있는 한화가 올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사진=MK스포츠 DB
팀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는 ‘무한 경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캠프서부터 내야, 외야 할 것 없이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내야에서는 정근우, 외야에서는 이용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포지션에 경쟁이 걸려있다. 시범경기 막판 공에 맞아 ‘전력 외가 된 이용규의 빈자리는 조금 크게 느껴지지만, 백업 선수들에게는 어쨌든 자신을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이제 경쟁을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준비를 마쳤다.
개막 직전까지 남은 고민은 역시 선발진이다. 불펜은 탄탄해졌는데 5이닝 이상을 소화해줄 선발 자원은 마땅치 않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에스밀 로저스는 아직 1군에 합류도 못 했다.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계산을 하고 있을 김 감독에게는 최대 악재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를 모두 마치고 로저스 없이 9승했다”고 말했다.
대신 당당한 신인 김재영을 보면 든든하다. 김재영은 시범경기서 자신의 진가를 몸소 보여주며 선발진에 진입했다. 설레발은 자제해야 하지만 든든한 마음은 감출 길 없다. 시간에 쫓긴 듯 데려와 기대치가 높지는 않았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반전을 보여준다면 그것 역시 베스트.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태양, 윤규진의 모습은 일단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이 외에도 컴백 대기 중인 배영수, 송광민 등이 있다. 플러스 요인들은 많다.
한화 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보살이라는 원치 않는 타이틀을 얻었다. 갈수록 조롱에 가까워진 이 단어, 이제는 들을 필요 없지 않을까. 팀은 최상의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할 테니 말이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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