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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Best] 화수분 2.0+외인 중박, 두산의 V5 시나리오
입력 2016-03-28 07:01  | 수정 2016-03-28 07:52
두산 베어스에 짜릿했던 V4의 추억. 2016년 다시 그 순간을 재현할 준비가 됐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2연패와 V5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3주간의 모의고사는 모두 마쳤다. 1위부터 10위까지, 등수는 정해졌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하나의 준비과정일 뿐이다. 저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길은 꼭 하나가 아니다. 10개, 20개, 30개 등 수많은 길이 놓여있다.
모두가 ‘최고를 꿈꾼다.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누구든지 가을야구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그 외에도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그렇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준비했으며 갈고 닦았다. 7개월 뒤에는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최상의 방식은 무엇일까. <편집자 주>

두산 : 디펜딩 챔피언은 여전히 강하다
두산은 역시 두산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의 시범경기 최종 성적(8승 3무 5패)은 3위.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도 괜찮았다. 특히 타격 부문에서 팀 타율 2위(2할8푼6리)와 홈런 3위(16홈런)로 만만치 않은 화력을 과시했다. 디펜딩 챔피언 수성을 위한 큰 전력 보강이 없었지만 큰 전력 손실도 없어 보이는 상황. 5번째 별을 달기 위한 키워드는 화수분 2.0과 외인 중박이다.
당초 두산은 미국으로 건너간 외야수 김현수의 공백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지난 10여 년간 부동의 두산 좌익수는 김현수였다. 우승을 이끈 지난해에도 시즌 중반 4번 타자로 이동해 팀의 약점을 메워줄 정도로 대체불가의 존재감이었다. 하지만 박건우, 이우성, 국해성 등 새 얼굴들이 나타나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오히려 김현수의 빈자리가 젊은 타자들의 긍정적인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내야진에서도 화수분 야구가 적용된다. 박세혁이 공수에서 모두 빛나는 활약으로 안방마님 경쟁에 불을 붙였다. 그간 자리 잡지 못했던 최주환도 시범경기에서 절정의 타격감(타율 3할7푼8리)를 과시하고 있다. 서예일과 류지혁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눈도장을 받은 상황. 이렇게 내외야 모두를 걸쳐 화수분 2.0이 진행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마이너스 요소는 없다. 4선발까지는 굳건한 데다 이현승과 함덕주가 좌완 필승조로 단단한 모습을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다. 노경은의 5선발 안착과 우완 불펜인 김강률과 강동연의 활약상이 관건이다.
최근 몇 년간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잔혹사가 펼쳐졌다. 닉 에반스(왼쪽)와 마이클 보우덴(오른쪽)이 그 아픔을 씻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두산은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선수와 인연이 없었다. 심지어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에도 사실상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포스트 시즌 더스틴 니퍼트의 완벽투만이 두산을 위로했다. 역으로 생각해보자. 오히려 두산은 외국인 선수가 ‘중박만 나더라도 전력 상승의 효과가 있는 셈이다.
건강한 니퍼트와 공격적인 투구로 눈도장을 받은 마이클 보우덴이 정규시즌에서 최소 25승 이상을 합작한다면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13경기 출전 타율 3할2푼6리(43타수 14안타) 2홈런 9타점 3볼넷을 기록했다. 지난해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를 떠올린다면 이런 에반스의 모습(타율 3할+타점 적립)이 정규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것 만해도 대만족이다.
비시즌 굵직한 영입을 성공시킨 NC와 한화에 많은 시선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의 화수분 2.0과 외인 중박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지난해 가을의 기적은 2016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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