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Best] SK, 미치는 투수만 나오면 된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3주간의 모의고사는 모두 마쳤다. 1위부터 10위까지, 등수는 정해졌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하나의 준비과정일 뿐이다. 저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길은 꼭 하나가 아니다. 10개, 20개, 30개 등 수많은 길이 놓여있다.
모두가 ‘최고를 꿈꾼다.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누구든지 가을야구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그 외에도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그렇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준비했으며 갈고 닦았다. 7개월 뒤에는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최상의 방식은 무엇일까. <편집자 주>

SK: 不狂不及, 투수면 안되겠니?
타선은 만족스럽다. 새로 영입한 타자 헥터 고메즈가 공수에서 기대를 모은다. 유격수 자리를 꿰찬 고메즈는 일단 2번에 배치돼 강한 2번타자로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의윤과 최승준은 SK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홈런 친화적인 행복드림구장에서 SK는 200개 팀홈런을 노린다. 이명기와 김강민은 김용희 감독이 좋아하는 뛰는 야구를 맡을 적임자들이다. 엉덩이가 무거워진 타선에 발까지 더하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몇 자리가 퍼즐로 남아있다. 비어있는 퍼즐만 채워지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와이번스의 저력을 되찾는 것은 시간문제다. 선발 투수진도 세 자리는 확실하다.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과 외국인 듀오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이다. 김광현이 현재 테스트 중인 세 번째 구종 체인지업을 별 탈 없이 장착한다면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워 볼 수도 있다는 평가. 켈리는 지난해 불운에서 벗어나고, 세든이 다승왕을 차지했던 2013년 정도의 피칭을 해준다면 셋이 45~50승 정도 합작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4선발로 낙점된 잠수함 박종훈도 퐁당퐁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떼어내고 안정감 있는 피칭을 펼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리고 정말 미치는 선수가 5선발을 맡아야 한다. 김용희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사자성어를 강조하고 있다. 미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의미. 새 얼굴 중 미치는 선수가 나온다면 선발로테이션은 안정적이다.
그러나 또 다른 곳에서 미친 선수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다. 바로 마무리 투수다. 애초 박희수가 유력해보였지만, 투수조장 전유수가 치고 올라왔다. 시범경기만 봤을 때 둘 다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다. 박희수는 구속이 나오지 않아 걱정이다. 전유수는 공은 나쁘지 않지만, 마무리로써 경험이 걸리는 부분이다. 둘 모두 미쳐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이 밖에 상무에서 전역하고 올해 데뷔시즌을 갖는 늦깎이 신인 정영일도 빠른 공을 앞세워 미쳐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운드에서 2~3명 미친 선수가 나온다면 SK의 야망이 헛된 바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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