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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Best] 2016 LG의 변신은 무죄? 빠르고 젊어졌다
입력 2016-03-28 07:01  | 수정 2016-03-28 07:51
정주현(사진)을 필두로 새롭게 떠오른 LG 기대주들이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3주간의 모의고사는 모두 마쳤다. 1위부터 10위까지, 등수는 정해졌다. 하지만 무의미하다. 하나의 준비과정일 뿐이다. 저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길은 꼭 하나가 아니다. 10개, 20개, 30개 등 수많은 길이 놓여있다.
모두가 ‘최고를 꿈꾼다.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리고 누구든지 가을야구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그 외에도 최고의 순간을 꿈꾼다. 그렇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을 준비했으며 갈고 닦았다. 7개월 뒤에는 활짝 웃을 수 있는, 그 최상의 방식은 무엇일까. <편집자 주>
LG : 팀에 녹아든 뛰는 야구
9위까지 떨어졌던 지난 시즌 LG의 성적은 팀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양상문 감독은 변화를 선언했고 LG는 비시즌 내내 팀 전체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LG의 얼굴을 떠나보냈고 약점을 메울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다. 젊은 선수들에게는 많은 기회 제공의 여건이 마련됐다. 그렇게 LG는 세대교체와 팀컬러 개선이라는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를 목표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양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입이 닳도록 빠른 야구,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긍이 갈 정도의 변화된 모습이 보였다. LG 선수들은 시범경기 기간 거침없이 뛰고 달렸다. 팀 도루시도 33회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도루는 성공 만큼 실패도 많았다. 그러나 LG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뛰고 또 뛰었다. 베이스러닝까지 달라졌다. 단타를 2루타로, 장타가 터지면 2루 주자는 홈까지 내달렸다. 무섭고 저돌적인 LG의 베이스러닝에 팬들은 연신 눈이 휘둥그레졌다.
발만 빨라진 것이 아니다. 방망이도 뜨거웠다. 1번 타순부터 9번까지 쉬어갈 틈 없는 구성이 완성됐다. 시범경기 동안 2할7푼5리로 팀 타율 3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마운드에 비해 한없이 약했던 방망이가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짜임새도 강화됐다. 이천웅, 정주현, 임훈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진의 타력은 우수했다. 출루과 밥상 차리기라는 본연의 임무를 100% 소화했다.
중심타선도 뜨거웠다. 변화에 한복판에는 다른 사람이 된 외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있다. 지난해 대체외인으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큰 임팩트는 없었다. 그럼에도 LG의 선택은 히메네스였고 그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시범경기 동안 28타수 14안타를 기록하며 5할 타율을 기록했다. 2개의 홈런과 16타점, 그리고 도루까지 3개가 있다. 중요한 순간 터진 히메네스의 한 방은 팀의 화력을 배가시켰다.
절치부심의 마음가짐으로 올 시즌을 준비하는 4번 타자 후보 이병규(7번)도 공수에서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3할7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한 영건 정주현도 타격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서상우도 새 거포탄생을 예고했다. 1군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와신상담한 이병규(9번)도 시범경기서 맹타를 과시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캠프 기간부터 시범경기까지 LG는 양상문 감독의 공언처럼 적극적인 뛰는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탄탄했던 마운드도 강화됐다.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서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이 깨졌지만 헨리 소사는 여전히 듬직했다. 4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토종에이스 우규민도 든든했다.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캠프 기간부터 주목받던 신인 이준형은 선발 후보로 충분한 구위를 입증했으며 임찬규도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테랑 불펜투수 이동현이 최동환, 이승현 등 젊은 선수들과 함께 허리진을 단단히 만들었다. 마무리투수 후보로 경쟁중인 정찬헌과 임정우도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 LG의 가장 큰 변화는 젊음과 세대교체다. 류제국이 새 캡틴으로 선출됐다. 양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실패를 되돌아보며 올 시즌 달라진 LG의 팀컬러를 선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 얼굴들이 주축이 됐다. 정주현, 이천웅, 강승호, 안익훈, 양석환과 같은 타자 유망주는 물론 임정우, 이승현, 최동환 등 투수 기대주들의 성장세까지 폭발적이었다. 도전장을 받은 베테랑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박용택을 필두로 이병규(9번), 정성훈이 어린 선수들 못지않은 구슬땀을 흘렸다. 힘든 시간을 보낸 정현욱도 627일 만에 1군 마운드에서 힘을 보태며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LG는 비시즌 동안 큼지막한 전력보강은 적었지만 영건들의 활약 속에 그 어느 때보다 빈틈없이 강해진 느낌이다. 탄력 있는 라인업과 생동감이 캠프와 시범경기 내내 펼쳐졌다. 이전 시즌보다 과감해지고 역동적이다. 달라진 LG가 올 시즌 변화의 기치를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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