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증권, 이번엔 새 주인 찾을 듯…한투·KB금융 7천억 이상 제시
입력 2016-03-27 18:00  | 수정 2016-03-27 21:16
주가 하락으로 흥행 부진이 염려되던 현대증권 매각이 유찰 없이 새 주인을 맞는 쪽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인수후보들 입찰가가 매각 하한선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청구권 기준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7일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인 EY한영 회계법인에 따르면 28일 우선매수권을 가진 현대엘리베이터의 입찰가를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본입찰 직전 24일 가격을 써내 밀봉했는데 이 가격을 먼저 공개하는 것이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 22.43%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진성 매각'을 위해 사실상 매각 하한선을 제시한다는 뜻에서 본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가격보다 KB금융, 한국금융 등 인수후보들 입찰가가 높으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지만 그보다 낮으면 유찰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제시한 가격은 6500억~7000억원 선으로 거론된다. 이는 지난해 현대그룹과 오릭스PE 간 현대증권 매각 협상가격 6475억원과 현대상선이 장부상 기재한 현대증권 보유 지분가치 7015억원을 감안한 수치다. 이보다 낮은 값에 팔리면 현대상선이 영업 외 손실을 입게 된다.
본입찰에 참여한 KB금융과 한국금융은 72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양사가 7200억~7350억원대를 써냈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확인은 안 된 상태다.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액티스가 제시한 금액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존 한국투자증권과 합쳐 자기자본 7조원의 또 다른 공룡 증권사가 탄생할 전망이다. 올해 합병 출범할 예정인 '미래에셋대우증권'에 이은 두 번째다.
KB금융 역시 지주사 내 은행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어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성공하면 KB금융 계열 KB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업계 18위에서 단숨에 업계 수위권 증권사로 도약하게 된다.
액티스 행보도 주목된다. 액티스는 본입찰 직전까지 국내 대형 금융사들과 접촉해 공동 투자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일단 본입찰에 높은 가격으로 응찰해 우선협상권을 따낸 뒤 다른 금융사들을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 제기된 현대증권 호가경쟁입찰(프로그레시브) 매각방식 진행은 사실 무근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인수 후보 측 관계자들은 "매각 측으로부터 프로그레시브 방식 진행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우람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