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수도권의 승패, `야권 반사이익 vs 야권분열 효과`에 달렸다
입력 2016-03-27 16:02 

전체 253석 중 122석이 걸려있는 수도권은 20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지속되면서 야권의 반사이익이 예상됐지만 그에 못지않게 야권 분열로 야당 역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상 역대 총선에서 정권 견제 심리가 작동한 점에 미뤄볼 때 18대 총선 처럼 여당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용화씨는 27일 역대 수도권 선거를 봤을 때 야권이 분열되더라도 집권당에게 일방적으로 몰아준 적은 많지 않다”면서 더민주에서 친노 성향이 강한 의원들의 경우 야권 분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지만 계파 색채가 옅은 후보의 경우 제1야당으로 표 응집 효과가 나타나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19대 총선보다는 새누리당이 많은 의석을 얻겠지만 종합적으로는 여야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팽팽한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3석(서울 16, 경기 21, 인천 6), 민주통합당은 65석(서울 30, 경기 29, 인천 6), 통합진보당은 4석(서울 2, 경기 2)을 각각 얻은 바 있다.
여야 1대1 대결로 진행된 19대 총선에서 수도권 112석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31곳이 5% 미만의 표차로 당락이 갈렸다.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정의당이 수도권에서 10%를 넘나드는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기록중이어서 야권 분열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수도권 122개 선거구 가운데 107곳에서 후보를 내기로 했다.

이 때문에 수도권에서 산술적으로 야권 성향 후보들의 지지율 합산이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지만 야권 분열로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기록하는 지역구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후보가 두자릿수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우세를 안겨주는 사례가 많다. 서울 광진, 은평, 서대문, 강서, 영등포, 인천 남동, 계양, 경기 성남, 안산, 군포, 용인 등은 야권 분열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는 대표적 지역들이다.
그러나 지역별 야권 연대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선거공영제로 인해 득표율 10%이상은 선거비용의 절반, 15% 이상은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야권 연대로 중도사퇴할 경우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 없다. 현실적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이 예상되는 후보가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유승민 의원 공천 파동의 경우 수도권 선거에 미치는 역풍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최종적으로 무공천을 결정해 유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유 의원 거취로 인한 계파갈등으로 여당 핵심 지지층 지역이던 서울 강남에서까지 이반현상이 일어나는 듯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상황이 여권 내 유 의원 단독출마로 매듭지어지면서 표심이탈까지 이어지는 것은 새누리당이 막았다고 봐야한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여권 지지율이 영향을 받았었지만, 새누리당에 타격을 입힐 정도의 피해는 아니라는 얘기다.
야권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에서 20대 총선에 임박해 정치 신인들이 급작스럽게 공천을 받은 사례가 많은 것도 변수다. 서울 중·성동을, 성북을, 강북갑, 도봉을, 은평갑, 강서갑, 동작갑 등은 최근 선거에서 야권이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지만 지역 기반이 전혀 없는 신인들이 막판에 대거 공천을 받은 지역이다. 실제 이들 지역중 상당수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야권 분열과는 별도로 야권 신인 후보들의 지지율 제고가 없다면 야당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반면 서울 강남권에서는 야권이 의외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 강남을의 경우 강남구에서도 상대적으로 야성이 강했던 지역 위주로 구성되면서 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송파을의 경우 새누리당이 무공천 지역구로 선정해 기존 여권 성향의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점도 변수다.
여권 강세 지역이지만 야권이 선전해왔던 경기 북부 벨트도 관심사다. 서울 의정부을의 문희상 의원, 남양주갑 최재성 의원, 남양주을 박기춘 의원 등이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왔다. 그러나 문희상 의원이 막판 구제되긴 했지만 ‘하위 20% 컷오프로 상처를 입은데다, 최재성 의원과 박기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의 야당세가 한풀 꺽인 상황이어서 야권이 이 지역을 수성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수도권 선거에서 막판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는 투표율이다. 야권 분열로 야권 지지층이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투표장에 대거 나가지 않을 경우 여당 후보 강세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승민 공천 파동으로 실망한 여당 지지층이 반대로 투표응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투표율 변수를 일반화 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박승철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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