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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무비파인더] ‘아노말리사’, 왜 특별할까
입력 2016-03-27 10:59 
사진=아노말리사 스틸
[MBN스타 손진아 기자] 어른들을 위한 힐링 애니메이션이 온다. 권태로운 삶을 이어가던 한 중년의 일탈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의 열망, 회의 등 삶을 향한 질문을 던지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아노말리사다.

‘아노말리사는 한 남자의 긴 밤 동안 펼쳐지는 꿈같은 여행을 그린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찰리 카우프만의 첫 애니메이션이다. TV드라마 ‘커뮤니티로 실력을 인정받은 듀크 존슨 감독이 함께 메가폰을 잡았고 제니퍼 제이슨 리, 데이빗 듈리스, 톰 누난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작품을 만나기 전, 봐야만 하는 이유 셋을 짚어봤다.

◇ 왜 3명의 목소리만 나올까?

‘아노말리사는 찰리 카우프만이 ‘프란시스 프레골리란 필명으로 작업한 연극에서 시작됐다. 이 연극은 라디오 플레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해 목소리로만 진행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연극의 연출은 ‘인사이드 르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엔 형제 감독이 맡았고 제니퍼 제이슨 리, 데이빗 듈리스, 톰 누난은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다.

영화 속 수많은 인물들은 단 3명의 목소리로 이루어져 있다. 데이빗 듈리스가 연기한 마이클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결 같이 톰 누난의 억양 없는 단조로운 어투이다. 제니퍼 제이슨 리가 맡은 리사만이 유일하게 자기만의 목소리로 서로의 특별함을 일깨워준다.

톰 누난이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맡은 것은 연극 공연 당시 예산상의 문제로 한 명의 배우가 여럿을 연기한 것에 기인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두 같게 들린다는 설정이 상당히 독특해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감독은 3명의 목소리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대단히 낯설지만 또한 대단히 창의적인 방식의 로맨스로 진정한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사진=아노말리사 스틸

◇ 스톱모션의 한계를 넘어서다

영화는 움직임과 배경, 인형을 하나하나 움직여가면서 찍는 스톰모션 기법으로 약3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11만8089프레임을 만들어내며 스톱모션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예술을 만들어냈다. 이를 위해 찰리카우프만은 스톱모션 제작진과 함께 1261개의 얼굴과 1000개가 넘는 의상과 소품을 제작했으며, 2초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매일 48개의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찰리카우프만은 영화 속 세상을 실제처럼 보이기 위해 아주 작은 소품부터 캐릭터들의 반짝이는 눈동자, 인형 같이 매끈한 것이 아닌 사실감 있는 거친 용모, 두꺼운 손, 감정을 드러내는 표정 등 세심한 노력을 더했다. 전형적인 스톱모션 영화와의 차별을 위해 이마와 턱, 2개 부문으로 나눠진 얼굴판의 연결 부위를 그대로 남겼다. 금속 와이어로 제작된 스톱모션 인형들은 150개의 이마와 150개의 턱을 사용해 더욱 세련되게 풍부한 표정으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영화 속 조명 역시 실사 영화 촬영에서 사용하는 조명을 사용해 인형들이 더욱 사실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이로써 영화는 관객들에게 어느 순간 마치 진짜 사람이 연기하는 듯한 경이로운 경험과 실사 영화와 다름없는, 그 이상의 완성도를 확인시켜준다.
사진=아노말리사 스틸

◇ 실사 같은 정사 장면

마이클과 리사의 정사 장면은 제작진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질감, 구조, 이불, 옷을 벗기는 장면, 발가벗은 인형, 발가벗은 인형이 서로 접촉하는 장면 등 모든 것들이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에서는 매우 힘든 부분이었다. 두 인형의 접촉이 있게 되면 여러 가지 것들을 맞춰서 바꿔야 했고 정사가 지속될수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

특히 이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황홀한 경험을 전하고자 했다. 두 캐릭터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정사 장면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연장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정사 장면만을 지나치게 이질적으로 만들지 않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형으로 그러한 장면을 연출하게 되면 자칫 우습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제작진은 정사 장면에는 대사를 줄이고 숨소리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모든 움직임들을 매우 세밀하고 세세하게 작업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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