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남1구역 `이태원상권` 기대감
입력 2016-03-25 15:58  | 수정 2016-03-25 19:38
범이태원 상권 개발 기대감이 커지는 한남뉴타운1구역 단독·연립주택 지역 전경. [한주형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 개발과 관련된 서울시 발표를 앞두고 요즘 이태원동 상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남뉴타운 1현장에서는 구역 경계 재조정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오간다.
한남뉴타운은 오래된 저층 단독주택촌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서빙고·동빙고동 일대 111만㎡를 총 5개 촉진구역으로 나눈 후 재개발을 통해 1만4000여 가구로 새로 짓는 내용으로 된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이다. 2~5구역은 작년 1월 4구역을 마지막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마쳤지만 상권 성격이 짙어진 1구역은 여전히 추진위원회 단계다.
"땅이 좋아서 개발을 아예 안 할 순 없을 것 같고, 같은 구역이라도 반대하는 동네를 빼는 식으로 하지 않겠어요?" 용산구 이태원동 한남뉴타운 1구역 인근 한 주민의 말이다. 그는 "용산구청 후문 일대의 카페·레스토랑으로 용도변경한 상가주택과 앤티크 가구상가 주인들 반대가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때 '이방인들의 동네'로 통했던 이태원. 뒤로는 남산, 앞으로는 한강을 끼고 있는 이곳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13년째 저울질 중이다. 소위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이 강북 상권 필수 요소처럼 된 마당에 '돈 되는 동네'가 되면서 재개발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조 '이태원 상권' 임대료가 날로 오르면서 비교적 시세가 낮은 바로 옆 동네 한남뉴타운 1구역으로 상권이 확장됐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해밀톤호텔 일대는 인근 미군부대와 이슬람사원 등 영향으로 오래전부터 이국적인 정취가 스며들고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 들어선 원조 상권이다.
한남뉴타운 1구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상가주택은 월세 임대료가 최소 300만원에 평균 400만원 선인데도 임대가 되기 때문에 건물을 팔려는 사람이 없고, 주민들이 굳이 추가분담금을 들여 재개발할 유인도 낮다"며 "1구역은 이미 준주거지 비중이 높지만 단독주택지와 섞인 곳과 상업지가 섞인 곳 시세가 극명히 갈린다"고 말했다. 1구역은 전체 11만6512㎡ 중 절반에 가까운 5만3809㎡가 준주거지로 분류된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1구역 내에서도 준주거지와 단독주택이 섞인 곳은 3.3㎡당 표준지공시지가가 9만8093원이지만 준주거지와 상업지가 섞인 곳은 5313만원으로 세 배 이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준주거지역이란 도시계획법에 따른 주거지역 중 하나지만 상업지 성격이 섞여 상업·업무 기능도 할 수 있도록 둔 곳을 말한다. '2기 뉴타운'으로 지정되던 2003년 이후부터 전국적으로 부동산 침체기였던 2012~2013년 즈음에도 꾸준히 가격이 오른 가운데 1구역 일대 '준주거+단독주택' 지역은 3.3㎡당 표준지공시지가가 지난해(1785만원) 대비 8%가량 오른 반면 '준주거+상업' 지역은 같은 시점(5313만원)보다 13% 이상 올라섰다. 업계에 따르면 한남뉴타운은 지분 가격을 기준으로 볼 때 3.3㎡당 3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상권 후광이 있기는 하지만 녹물이 나오거나 곰팡이가 피는 등 상태가 안 좋은 노후 주택들은 주거환경 정비 면에서 재개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용산~강남 구간을 잇는 '신분당선'이 큰 교통 호재인데 뉴타운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돼야 교통망 개발 역시 수월해지기 때문에 가장 사업 진행이 더딘 1구역은 서울시가 구역 경계 재조정을 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올초 국토교통부가 준주거지가 포함된 재개발 구역에는 쇼핑몰과 컨벤션·지식산업센터 등을 함께 지어 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내용의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1구역은 '저층 골목 상권' 형성을 통해 임대수익을 내려는 주민이 대부분이다 보니 고층 상업 복합 시설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실질적인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는 한남뉴타운이 포함된 한강변 지역에 대해 고층 개발을 지양하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 상가주택 매매를 전문으로 한다는 중개업자는 "1·2구역 중에서도 상권이 가까운 곳이 복합 개발 대상이겠지만 주민 대부분이 뉴타운 해제를 원하거나, 재개발을 원하는 경우에도 상가·호텔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2구역 역시 1구역 상권 확장 여파로 점포가 늘고 임대수익이 생기면서 주인들이 쉽사리 집을 팔려 들지 않아 3~5구역에서만 간간이 매물이 나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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