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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유혹’ 종영②] 이런 50부작이라면 언제든 환영합니다
입력 2016-03-23 09:01 
사진=화려한 유혹 방송 캡처
[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이 촘촘하게 짜인 50부작을 완성하면서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이끌어냈다.

지난 22일 오후 2회 연속 방송된 ‘화려한 유혹에서는 신은수(최강희 분)와 진형우(주상욱 분)가 권수명(김창완 분) 일가에 맞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신은수는 강석현(정진영 분)을 살인했다는 누명을 쓸 위기에 처했고, 진형우는 신은수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증거를 수집했다. 다양한 증거들에도 검찰을 꽉 잡고 있는 권수명은 꿈쩍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도리어 신은수를 향한 압박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서 속죄를 결심한 강일주(차예련 분)가 권수명이 자신의 아버지 담당의를 만나 심장 제세동기를 멈추라는 지시를 하는 장면을 공개하고, 권수명의 지시로 자신이 사랑했던 신은수와 스스로마저 버려야 했던 홍명호(이재윤 분)의 증언으로 권수명 일가의 악행은 낱낱이 밝혀지게 됐다.

권수명 일가는 모두 감옥에 보내졌고, 신은수의 딸 홍미래(갈소원 분)를 밀어 코마 상태에 빠뜨렸던 강일주도 자수하고 죗값을 받았다. 이후 신은수는 딸과 어머니와 함께 살며 삶을 꾸려갔고, 강일주와는 다시 친구로 돌아갔다. 복수를 완성했음에도 밀려오는 공허함에 이별을 했던 진형우와도 재회해 해피엔딩을 암시했다.

이처럼 치열하게 50부작을 이끌어갔던 ‘화려한 유혹은 복수를 이뤄낸 주인공의 심리까지도 쫓으며 ‘심리 드라마라는 명칭에 부합한 결말을 그려냈다. ‘화려한 유혹은 홀수로 끝나 1회 연장을 할 수도 있었지만 2회 연속 방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며 끝까지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화려한 유혹은 평범했던 신은수가 정치 음모에 우연히 휩쓸리게 되면서 모든 삶이 망가지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폭풍 같은 운명에 몸을 내던지는 과정을 담았다. 50부작이라는 긴 회차였지만, 길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와 쫀쫀한 극 전개를 이뤄냈다.



일단 ‘화려한 유혹은 50부를 세 개의 큰 덩어리로 나누었다. 신은수가 아버지와 남편을 잃은 후 자신이 거대 권력 횡포의 희생자였다는 걸 알고 거대 권력의 수장 강석현의 집에 입성하는 것, 강석현의 집 안주인이 되고 권력을 잡아 복수할 힘을 키우는 과정, 그리고 막바지에 진정한 악의 축인 권수명과의 싸움을 하는 과정이 질서정연하게 묶여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불상사는 없었고,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는 전개가 가능했다. 한 회에 적어도 세 번의 반전이 일어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화려한 유혹은 단 한 번도 나태하게 스토리를 진행한 적이 없다는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화려한 유혹은 배우들의 연기가 빛났다. 최강희는 평소의 톡톡 튀는 연기를 내려놓고 한없이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를 맡았다. 처음에는 ‘화려한 유혹과 최강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최강희는 운명의 파도에 휩쓸리며 복수의 선봉장에 서게 되는 신은수라는 인물을 절제된 연기로 깊게 표현해냈다.

차예련 또한 ‘서브 여주인공이란 오명을 벗고 주체적인 캐릭터로 거듭났다. 욕망에 가득 차 어떤 일이든 해내는 강일주를 통해 ‘희대의 악녀라는 별명도 가지게 됐다. 정치 공작은 물론 야망을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강일주의 잔인함을 연기하며 차예련은 한층 배우로서의 역량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주상욱과 김호진, 정진영, 김창완은 드라마를 이끄는 핵심 인물로서 그 역할을 다 했다. 김창완은 특히 막바지에 드러난 악의 축 권수명을 연기했는데, 능글맞고 부드러운 얼굴과 어투 뒤에 있는 서슬 퍼런 잔인함을 드러내며 시청자를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정진영은 드라마의 중심을 세우는 역할을 하며 놀라운 연기 내공을 보였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며 스토리를 얽어가는 드라마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했지만 ‘화려한 유혹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주연과 조연할 것 없이 안정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채워가며 이를 완성해나갔다. 촘촘한 스토리 구성에 배우들의 명연기까지 갖춘 ‘화려한 유혹은 무엇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단단한 드라마로 남게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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