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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타임머신] 장근석, ‘꽃미남’ 벗고 승부하라
입력 2016-03-22 14:32 
디자인=이주영
1분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습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월화 안방극장에 배우 유아인이 가고 장근석이 온다. 그동안 ‘꽃미남 이미지로 각인된 그가 선택한 건 현대물이 아닌 사극 ‘대박. 의외의 선택에 그가 어떤 변신을 이룰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장근석은 1993년 아동복 카달로그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로 성장했다. ‘아시아 프린스라는 별명도 그의 미모와 인기에서 비롯된 것.

그런 그가 ‘꽃기운을 싹 씻어내고 180도 변신을 꿈꾸고 있다. 데뷔 24년간의 기록을 살펴보며 어떤 행보를 걸을지 조심스레 유추해보자.



◇ ‘요정컴미

아동복 모델로 데뷔한 이후 그의 첫 데뷔작은 1997년 케이블방송 HBS 시트콤 ‘행복도 팝니다였다. 이후 그는 SBS ‘포옹 ‘만남 KBS2 ‘누룽지 선생과 감자 일곱 개 등 여러 편에 얼굴을 내밀며 도장을 찍었다.

그의 이름을 비로소 알린 건 KBS2 어린이 드라마 ‘요정컴미였다. 2001년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10대 중후반 청소년들에게도 상당히 인기를 끈 작품으로 슈퍼컴이란 나라의 공주 컴미가 지구에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장근석은 이 작품에서 컴미를 돕는 명태(김성민 분)의 형 명석 역을 맡아 연기를 펼쳤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예쁘장한 외모로 또래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 ‘여인천하

이듬해 그는 지상파 정극에 진출한다. SBS ‘여인천하에서 어린 정림 역으로 극 중 이복여동생 난정(장수혜 분)을 괴롭히는 괴팍한 꼬마 캐릭터였다.


그는 얼굴에 손가락만한 점을 찍고 고약한 눈빛으로 연기에 임했다. 당시 곱상한 미모를 감추기 위한 전략이었다. 아역이었지만 보는 이들의 욕을 이끌어낼 만큼 야무지게 연기해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처음 시사했다.

◇ ‘논스톱4

이후 장근석은 EBS ‘내 인생의 럭키텐 SBS 시트콤 ‘오렌지 ‘대망 등 브라운관을 누비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러던 중 그는 한 CF에 출연하며 상큼한 이미지로 ‘팅소년이란 수식어를 얻으며 청춘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 인기는 16살이 되던 2003년 MBC ‘논스톱4에 출연하며 수직상승했다.

당시 ‘논스톱 시리즈는 청춘 스타 등용문이라 일컬어졌던 프로그램. 장근석은 극 중 자신의 이름으로 출연해 발랄한 ‘꽃미남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그는 극 중 논스톱 밴드 멤버이자 의과대 2학년 ‘장근석으로 분해 자유롭고 유행에 민감한 전형적인 신세대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봉태규, MC몽, 전진, 앤디, 오승은, 이윤지 등과 함께 대학 캠퍼스 속 웃음과 낭만을 표현했다.

◇ ‘프라하의 연인

2005년 그는 SBS ‘프라하의 연인으로 첫 로맨스물에 도전했다. 이 작품은 ‘파리의 연인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김은숙 작가 특유의 멜로가 살아있어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그는 여주인공 윤재희(전도연)의 동생 건희 약을 맡았다. 대통령의 아들이지만 늘 흐트러진 교복 매무새와 건들거리는 포즈로 반항심을 표출하는 인물이었다. 여자 친구로 나온 곽지민과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엮어가며 철드는 건희의 내면을 가볍게 터치했다.

◇ ‘황진이

2006년 장근석은 그가 가장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칭핸던 KBS2 ‘황진이와 만나게 됐다. 그가 아역배우 꼬리표를 떼고 성인배우로 본격적인 발돋움을 했던 작품이다.

그는 극중 황진이(하지원 분)의 첫사랑 은호 역을 맡아 아련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두 사람은 9살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애절한 키스신으로 당시 온라인을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이 덕분에 두 사람은 그 해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그는 꽤 많은 영화에 매진하며 잠시 브라운관과 이별을 고했다. 대신 영화 ‘즐거운 인생 ‘기다리다 미쳐 아기와 나‘ 도레미파솔라시도‘ 등 꾸준하게 스크린 작업을 벌였다.

그러다 그를 TV 속으로 이끈 건 2009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베토벤 바이러스였다. 클래식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전개, 김명민, 이순재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전국을 ‘베토벤 마이러스 신드롬에 몰아넣기도 했다.

장근석은 이 작품에서 천재적인 트럼펫 연주 실력을 갖췄지만 교통경찰관으로 하루하루를 재미없게 살아가는 강건우 역을 맡았다. 그는 저돌적이며 패기있는 성격으로 강마에(김명민 분)와 사사건건 부딪히며 트럼펫 연주자로 성장하는 인물. 장근석에게 ‘배우란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 작품이었다.

◇ ‘미남이시네요

장근석은 2009년 이후 ‘꽃미남 캐릭터에 열중한다. 그 시작은 SBS ‘미남이시네요였다. 10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사랑과 갈등, 화합을 다룬 작품.

장근석은 이 작품에서 그룹 에이 엔젤 리더 황태경 역을 맡아 특유의 만화캐릭터 같은 매력을 마음껏 펼쳤다. 남장 여자 고미녀로 분한 박신혜와 티격태격 로맨스를 엮어가며 까다롭고 도도한 ‘차도남 이미지를 구축했다.

비록 국내에선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아시아 등지에서 장근석에게 큰 명예와 인기를 안겨준 작품이었다. 지금의 ‘아시아 프린스란 별명도 이 작품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 ‘매리는 외박중'

장근석은 ‘미남이시네요 인기를 몰아 KBS2 ‘매리는 외박중(2010)에서도 여자보다 예쁜 남자로 변신했다. 낙천적인 성격의 위매리(문근영 분)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강무결 역을 맡아 ‘만찢남다운 면을 또 한 번 강조했다.

장근석이 맡은 강무결은 극 중 가진 것 없는 홍대 히피남이자 인디밴드 리드 보컬로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인물. ‘미남이시네요 황태경 역의 연장선 상의 캐릭터로 봐도 무방했다.

안전한 선택의 폐해였을까. ‘매리는 외박중은 당시 핫한 청춘스타들의 총출동에도 시청률 면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며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 ‘사랑비

장근석의 말랑말랑한 캐릭터 선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상미를 자랑하는 윤석호 PD의 작품 KBS2 ‘사랑비(2012)를 차기작으로 선택해 타임슬립형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사랑비는 방송 직전 소녀시대 윤아와 장근석의 만남으로 크게 화제가 됐다. 두 대세 스타의 조합에 윤석호 PD만의 연출력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기대케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4~5%대 시청률을 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경쟁작 SBS ‘추적자와 MBC ‘빛과 그림자의 입김이 셌던 것도 문제였지만, 장근석·윤아의 호흡이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혹평도 쏟아졌다.

◇ ‘예쁜 남자

‘만찢남으로서 장근석의 마지막 선택은 2013년 방송된 KBS2 ‘예쁜 남자였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완벽한 외모를 가진 남자 독고마테(장근석 분)가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스물이었다.

장근석은 조각 미모를 자랑하는 ‘쿨한 남자 독고마테 역으로 분해 여자보다 더 예쁜 ‘꽃미모를 자랑했다. 그는 아이유, 한채영 등 최정상 여자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며 만화적 상상력을 브라운관에 옮기는 데에 힘썼다.

그럼에도 이 작품 역시 시청률 성적은 처참했다. 첫 회는 6.3%(이하 닐슨코리아 집계)로 시작했지만 이후 점점 하락세를 걷다가 2.9%라는 자체최저기록까지 세우며 ‘장근석 이름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이젠 그가 ‘꽃미남 이미지를 버리고 캐릭터 변신이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 ‘대박

3년간 칼을 갈던 장근석의 손에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이 쥐어졌다. 전작처럼 꽃미남이거나 유행에 민감한 캐릭터가 아닌 풍운아 대길 역으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냈다.

‘대박은 왕의 숨겨진 아들 대길과 아우 영조(여진구 분)의 대결을 그린 작품. ‘불의 여신 정이 ‘무사 백동수 등 퓨전 사극에서 유독 강한 펜끝을 자랑한 권순규 작가의 야심작이다.

장근석은 이 작품에서 꽃미남 이미지를 완벽히 벗겠다”고 각오한 만큼 이미지 대변신을 꾀한다. 훗날 조선 최고 타짜가 되는 대길의 남성미를 그가 어떻게 표현해낼지 눈길이 쏠린다. 오는 28일 오후 10시에 만나볼 수 있다.

[변두리 퀘스천] 꽃미남 대신 풍운아를 선택한 장근석, 이번엔 시청률 대박을 약속할 수 있나요?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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