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수익률 높여라”...국내주식운용팀 대거 물갈이
입력 2016-03-21 17:36 

국민연금이 부진한 국내 주식 성과 개선을 위해 파격적 인사 실험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주식운용실 내 액티브팀과 패시브팀 인력을 전면 교체했다. 이번 인사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액티브팀장을 맡았던 A씨가 패시브팀 운용역(팀원)으로 강등돼 이동한 것이다. 지난 4일 ‘문형표이사장-강면욱 CIO 체제에서 단행한 첫 실장급 인사에서 주식운용실장이 리스크관리센터 내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또다시 직급 파괴가 이뤄진 것이다.
2014년 -5.5%, 2015년 지난해 1.3%의 저조한 수익률을 낸 국내주식 부문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국민연금 내에서 가장 먼저 수술대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인사가 일각에서 제기한 패시브 방식으로 국내 주식 운용을 전환하는 것과의 관련성은 다소 멀다는게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실제 패시브팀 인력 변화는 A씨 뿐이고 숫자도 기존과 동일한 4명을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기금본부 내부에 따르면 패시브 리스크 리서치 등 여러 분야의 운용역들이 액티브팀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내부에서 직접 운용하는 국내주식의 경우 시장지수를 따라가는 수동적 방식보다는 연구·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해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내도록 능력을 키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는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 2일 간담회에서 국내주식 수익률 제고를 위해 외부위탁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내 메이저급 자산운용·자문사 등 위탁운용업체들은 모두 액티브 방식으로 주식을 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액티브-패시브 운용 전략을 균형있게 강화하려는 종합적 전략”이라고 밝혔다.
강 본부장의 ‘단계적 인사 방식을 통해서도 국내주식 수익률 부진을 타개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조직 수장이 바뀌면 대거 물갈이를 통해 혁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강 본부장은 취임 후 국내 주식 분야를 제외하고 인사·조직 측면에서 아직 기존 틀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 실장급 등 인적 배치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초부터 국내 시장이 많이 움직였고, 주식 성과가 낮다는 비판도 제기되니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강화에 우선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급한 부분부터 먼저 다듬으면서 전체 그림을 형성해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문형표 이사장이 보건복지부장관 시절 고려했던 연기금 수익률 개선 방안을 강 본부장과 함께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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